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5.24 14:14:02 (*.159.174.246)
1262
11 / 0



새벽, 정동진에서/김예강


밤을 달려 정동진에 와 보면 안다
사람들은 섬이 되고 싶어
밤열차에 몸을 싣고
어둔 모래에 발을 댄다는 것을
모닥불 가 삼삼오오 새벽을 기다리는
늙은 고래가 부려놓은 너와 나
해변이 또 다른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내내 푸른 자맥질하며
바위섬에 생을 찰지게 갖다 붙였다 뗐다, 했다
모래알이 재잘거리며 바다의 아름다운
주름살 속으로 흘러들고 흘러나왔다
새들의 날갯짓이 유달리 엄숙해졌을 때까지
나는 방파제 끝에 한 없이 서서
붉은 섬이 내게로 오기를 기다렸다
수평선을 부리에 물고
붉은 섬 하나 날아 오르고
해변의 삶들도 부리마다 씨앗을 물고
새들처럼 해변을 뜬다
희망을 모종해가는 뒷모습이
새들처럼 가볍다
댓글
2006.05.24 21:01:08 (*.232.69.64)
古友
정동진은, 저의, 제 2의 마음의 고향 입니다.
모래시계로 법석을 떨기도 한참 전에,
아침 7시에 정동진 역에서 통학열차를 타고 강릉으로 갔다가,
물결 마저 잔잔한 저녁이면 정동진 역에 내리던 중학교 1학년의 눈에 비친 정동진 !

한참 뒤 몇 번을 찾아 본 그 바다는 "그 바다' 아니어서 되게 서운한 마음 가지고 돌아 온 적도 있었습니다.
'철조망'이 서글펐고
나중에는, 역 부근에 밀집한 네온 불빛이 황당 했고,,,,,,

하지만, 번쩍이는 바다를 벗어나, 한 5분 들어 가면
폐광촌의 스산한 추위가 살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붉은 해는 늘 거기에서, 서울의 正東녘에서 뜨기에
가끔은 찾아 보는 정동진 입니다.

모처럼, 향수에 어렸었습니다, 감사 !
댓글
2006.05.24 23:10:11 (*.87.197.175)
빈지게
아! 古友님!
그런 아름다운 정동진에서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군요. 감사합니다.^^*
댓글
2006.05.25 00:35:33 (*.36.158.133)
cosmos
古友님...
고향이 동해바다 그곳...
참 낭만적인 어린시절을 보내셨군요 古友님..

빈지게님께서 올려주신 詩 감상하면서
저도 지난해 여름,
누비고 다니던 강릉, 속초, 주문진...
다시 한번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70340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81117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97832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98424   2013-06-27 2015-07-12 17:04
국보 1~100호 (2)
구성경
2006.05.25
조회 수 1235
추천 수 2
나이에 대한 호칭 (2)
구성경
2006.05.25
조회 수 1210
추천 수 9
사랑이다. (6)
우먼
2006.05.25
조회 수 1165
추천 수 2
오월은 왜 이리 푸르더냐 (3)
고암
2006.05.25
조회 수 1258
추천 수 4
-----맨 밥---- (9)
모베터
2006.05.25
조회 수 1272
추천 수 2
집근처 공원 산책 하는길에^^* (2)
전소민
2006.05.25
조회 수 1299
추천 수 3
소가죽북/손택수 (6)
빈지게
2006.05.25
조회 수 1410
새벽, 정동진에서/김예강 (3)
빈지게
2006.05.24
조회 수 1262
추천 수 11
행복/김용관 (4)
빈지게
2006.05.24
조회 수 1194
추천 수 6
비우는 만큼 채워지고 (11)
사철나무
2006.05.24
조회 수 1260
세월은 염색이 안된다 (19)
古友
2006.05.24
조회 수 1172
추천 수 2
사라져간 옛것들 (9)
구성경
2006.05.24
조회 수 1256
추천 수 5
그는 떠났습니다 (4)
하늘빛
2006.05.24
조회 수 1219
추천 수 4
조회 수 1283
추천 수 7
들꽃 언덕에서........ (11)
尹敏淑
2006.05.23
조회 수 1267
추천 수 5
어느 직장인의 기도문/펌 (4)
김남민
2006.05.23
조회 수 1211
추천 수 2
★고시조 50수★ (5)
구성경
2006.05.23
조회 수 1150
추천 수 5
morning coffee (5)
디떼
2006.05.23
조회 수 1287
추천 수 5
자꾸만 눈물이 흐릅니다 (6)
하늘빛
2006.05.23
조회 수 1279
추천 수 7
옷깃 (24)
cosmos
2006.05.23
조회 수 1370
추천 수 14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