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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5.30 22:11:28 (*.232.6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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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칠거칠한 '이태리 타월'을 손에 끼고서 온 전신을 박박 박피하는 것을 '때민다' 라고 한다.
    비누칠 한 수건으로 잘 문지르고 헹구면, 사실 '때'는 지워진다.
    하지만, 약한 마찰로써는 피부에서 저절로 박리되기 직전의 세포를 제거할 수 없어서,
    거친 천, 등으로 세게 문질러서 강제적으로 표피를 벗기는 박피작업이 '때밀기' 이다.

    혼자서 등의 표피를 완벽하게 제거 하기란, 내 경우에는 숫제 안된다.
    그래서 긴 수건에 비누칠을 해서 두, 세 차례, 비누질과  헹구기 ~를 반복한다.
    하지만, 집에 와서 '열중쉬엇, 차렷, 뒤로 돌아 !' 한 다음의 위생검사에서 단, 한 차례도 합격점은 받을 수가 없었다.
    제발 좀, '때밀이' 한테 부탁해서 등 좀 깨끗이 씻고 오라고 식구가 짜증을 내는 통에
    딱, 한 번 pro 때밀이에게 등을 밀어 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시원하기는 했어도, 미끈미끈한 남의 손길이 몸에 닿는 것이 무지하게 싫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럴 생각이 없어, 그냥 내 방식대로 씻고 만다. - 하지만 절대로 '대충 대충'은 아니다. 나는 정성을 다한다.


지난 토요일, 목욕탕, 면도를 하려 앉은 내 옆,옆자리,
서른 중반쯤의 되어 뵈는 애기아빠는 때수건을 손에 끼고서 자기 팔을 문지르고 있고,
그 등 뒤에는 고만 고만한 두 녀석이 각각 한 장씩 때수건을 손에 끼고 번갈아 아빠의 등을 밀고 있었다.
물안경을 이마에 두른 큰아이는 아마도, 유치원 정도?
작은 아이는 키로 봤을 때, 한 네살 쯤 될런지...

아빠 - "좀 더 세게 밀어봐."
동생 - "형이 해, 나 팔 아퍼."
형    - "아빠, 때가 없는데 왜, 자꾸 세게 밀으라구 해?"
동생 - "세게 밀면 아이스크림 두 개 사줄거지?"
아빠 - "응, 세게 밀어. 그리고 형아 등도 밀어 줘야 사줄거야."
형    - "넌 엄마 따라가지 왜 여기 왔어,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서 왔지?"
동생 - "엄마는 오래오래 있잖아......"
이렇게 도란거리면서 3 부자가 목욕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평생 못해 볼 호강은 저것이구나 싶다.
동생과 같이, 목욕탕에서 선친의 등을 밀어 드리던 일이 생각난다.
흠, 선친도 이런 호강을 누리셨겠다, 그리고 동생도 그럴 것인데 말이지......
아들이란, 이런 때에도 필요한 것인가 ? 허허허허

아빠 - (작은 녀석을 보면서), " 자 ~ 너 이리와, 아빠가 씻어 줄거야."
동생 - "엄마 같이 아프게 안할거지?"
형    - "아빠, 세게 세게 밀어 줘, 그래야 우리 따라서 여기 안올거야 ......"
동생 - "싫어, 니가 엄마 따라 가... 지만 아이스크림 먹을라구 그래, 씨 ~~"

붋다 !

※ 때밀이 : 다른 용어는 없나요 ? 일본말 같이 洗身士 라고 하기는 영 ~ 아니고 신체미화원?  영어로?
댓글
2006.05.31 02:36:04 (*.106.63.49)
우먼
ㅎㅎㅎ 님께선 딸딸이 아빠시군요.
이런일 흔히 있는 인생의 단편소설같은 살아 있는 우리의 정서.
즐감 합니다.
댓글
2006.05.31 03:58:20 (*.36.158.133)
cosmos
목욕탕의 풍경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딸딸이 아빠? 古友님...^^

목욕탕에서 부자간에 정이 싹튼다고 하더군요
한국인 정서에 잘 맞는 목욕탕 문화...

즐감하고 갑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5.31 09:12:18 (*.120.143.56)
사철나무
저도 딸딸아 아비로서
딸아이들 어릴때는 목욕탕을 제가 데리고 다녔죠

그런데 커가면서 남자 목욕탕을 데리고 갈수 가 없어
애엄마가 데리고 다녔는데 목욕탕을 가면
부자간에 목욕하는 것이 어찌나 부럽던지~~~ㅋㅋㅋㅋ

그래서 하나 더 낳자고 합의하에 늦둥이 아들을 낳아서
목욕탕을 중학교때까지 데리고 다녔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아들넘이 챙피하다고 따라 다니질 않아요
결국 저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古友님! 너무 부러워 하지 마세요
아들보다 앞으로는 딸아이가 더 좋을 것 같아요
정감있는 좋은 글 즐감하고 갑니다 *^.^**
삭제 수정 댓글
2006.05.31 09:13:11 (*.234.155.41)
Diva
ㅎㅎㅎㅎ....세상 참 고르지 못하죠?
Diva는 새 스타킹 누가 신고 갔냐고 싸울 예쁜 딸이 없답니다.
그래서 우리집에선 Diva가 유일한 꽃이죠.....
너무 욕심 부리지 마세요~~~
그렇싸한 사위 보시면 든든한 아들 못지 않은 요즘이잖아요.
저도 며느리 보면 정말정말 잘 해줄라고 벼르고 있으요~~~~
댓글
2006.05.31 10:43:25 (*.232.69.64)
古友
※ 즐거운 투표들 하셨습니까 ?
저, 투표하고 나오다가 횡재 했습니다. ㅎㅎㅎ
식구랑 같이 투표하고 나오는데, 출구조사 하는 예쁜 여학생이 '잠시만 조사에 응해 달라고 해서 (내 한테만)...
두 세개, 체크 해 주었더니, 감사하다면서 '일회용 반창고 8개 들이' 한 통을 줍디다요. - 이런 재수는 처음 입니다 ㅎㅎㅎㅎ
그래서, 식구에게 '당신도 써 봐, 그래야 선물 또 받지' 했거들랑요.
그랬더니, 조사원이 깔깔대면서. 5명에 한 분 씩, 정해서 하는 거라네요.
'그럼 당신, 좀 있다가 나와, 5명 다 찰 때 되면 ......'
식구는
'뭔 소리여, 부끄럽게...' 하는 표정이 되었고, 웃으면서 투표장에서 나왔습니다. !

슈퍼우먼 님,
cosmos 님,

저 딸딸이 아빠, 절대 아닙니다.
외딸이 아빠져 ! ㅎㅎㅎㅎ

여자들 목욕탕에서도, 아마 비슷한 정경이 있을 듯 한데...
글씨, 함도 가 보덜 몬해서 무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댓글
2006.05.31 10:42:20 (*.232.69.64)
古友
사철나무님,
허, 용케 청양고추 수확 하셨습니다요, ㅎㅎㅎ
바지락만 캐서는 얼큰한 맛이 없지요.
'아들 있어서 좋겠다...' 싶었던 생각은 목욕탕에서 한 번, 그리고
언젠가 출출할 때, 집에서 술이 먹고 싶었었데- 아주 아주 드물게, 갑자기
'대작'할 만한 '놈'이 없어서 '허전' 하다고 느꼈을 때 입니다.
아마도, 아들이 없어서 '귀함'을 제가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덜 들었겠지요.

고등학생 됐다고, 아빠를 멀리 하다니, 이넘 ~ ! ㅎㅎㅎㅎ
댓글
2006.05.31 10:49:31 (*.232.69.64)
古友
Diva 님,
유일한 꽃 ! - 이것을 바꿔 말하면 '진딧물 밭에 꽃' 이라고들 합디다만, 저는 용케 '꽃밭에 하나 진딧물' 입니다 ㅎㅎㅎ
저, 욕심 부리지 않습니다.
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진인사 했는데
농사기술이 좀 그래선지 ㅎㅎㅎ

에고~ 이제 와서 다 고노미고노미지요 뭐 ㅎㅎ
며느리 보시게 되면, 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모요.
아주 다정다감 하고 화끈한 시어머님, Diva ! - 근데, 시어머니, 이 단어, 느낌이 좀 ..., 너무 세월 빨리 가버린 듯 한 그쵸?


댓글
2006.05.31 11:31:01 (*.159.174.246)
빈지게
3부자의 정겹게 목욕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꾸며
주셨네요.
古友님!
투표 하시고 횡재 하셨네요.ㅎㅎ
저는 아이스크림 먹고 시퍼요.ㅎㅎ
댓글
2006.05.31 12:08:31 (*.232.69.64)
古友
빈지게님,
아이스크림 드시고 싶으시면요 ㅎㅎㅎ
우찌 해야 되는지 아시져 ?
찜질방에서 뵈십시다 ㅋㅋㅋ ~
댓글
2006.05.31 12:21:20 (*.159.61.75)
an
고우님...............저두요, 넘자덜 목욕탕에 함 가보고 시포요........푸하하학~!
요즘엔 한국에는.........남녀 혼탕도 있담서요??............에궁~ㅎ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는 ............고길 오째 간다욤............우헤헤헤.....ㅋ.ㅋ.ㅋ

글요, 국어점수 좋으셨나봐염........!
삭제 수정 댓글
2006.05.31 12:24:02 (*.234.155.41)
Diva





빈지게님....더우시죠? 여기,

아이스크림~~



댓글
2006.05.31 13:03:17 (*.232.69.64)
古友
an 님 ,
한국에 남녀 혼탕 있대요 ?
우와, 거기 함 꼭 가고잡당 ~ 히야 ~~
멀리서, 우재 그렇게 반가운 소식을 먼저 아신대요 ?
글쎄, 찜질방 휴게실은 공용이지만 막상, 다 벗어야 할 때는 아쉽게도 훗날을 기약하며 헤어져야 하고요 ...
국어 점수 !
누구나 다 같은 점수지요 ㅎㅎㅎ
우리나라 글이고, 말인데요 ~

※ 궁금 : "여탕 때밀이 알바 구함, 단, 남자에 한함" 이란 모집공고 붙으면 그 모집공고가 그 자리에 붙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
댓글
2006.05.31 12:44:24 (*.232.69.64)
古友
Diva 님,
언제 이런 걸 다 준비 하셨남 !
빈지게님 오시기 전에 얼른 ... - 냉장고에 넣어 둬야지. 녹지 않게...
그랬다가, 짐질방에서 혹시나 빈지게님이 등을 좀 밀어 주신다면,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드리겠슴다. ㅎㅎㅎ
삭제 수정 댓글
2006.05.31 15:08:58 (*.234.155.41)
Diva
두드리라!!!~~~그러면 열릴것이니!~~~ㅋㅋㅋㅋ
두분이서 나눠드세요~~~~an님도 좀 거들고~~ㅋㅋㅋ...
댓글
2006.06.02 13:02:45 (*.107.104.134)
이슬처럼
정경운 풍경이네요~
울 아들놈 아빠따라 그렇게 목욕탕도 잘 가더만
중3들어서면서 아빠를 따라가지 않는거에요~
거시기에 거시기해요~하면서,,ㅎㅎ
다 그런거신디,,ㅎ
댓글
2006.06.02 22:33:13 (*.232.69.64)
古友
이슬처럼님,

다 그런거신디 ... ㅎㅎㅎ
아 ! 이넘들도 좀 크면, 컸다고 그런 거부반응도 있나요?
지가, 원체 그런 경험 없다 보니...
미처 생각 못한 부분 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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