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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6.03 00:56:36 (*.87.197.175)
1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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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노래 / 권천학

호박꽃 초롱에 개똥불 밝히고
남몰래 외로움을 키우던
아들아
청보리 익히는 바람결에
역사의 늪은 깊어만 가는데
잊어서는 안된다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6월의 들녘에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소리
산과 들 어디에도
뼈를 깎는 소리
오장이 떨려 말 할 수 없어

초여름 보리누름에 오금이 쑤셔
밭둑길 내닫던
아들아
보리고개 허기를
샘물에 동동 타마시고
청올치 질긴 가닥으로 살았던
우리네 목숨
누구라도
삐비꽃 피는 언덕에서
풀꾹새 우는 소리를
눈물로 듣지 않으랴
잡초 맺힌 골에
속절없이 바람만 불어

개구리 논빼미 물코 터놓고
눈물고인 목울대 씻어내어도
아물길 없는 그날의 아픔
아카시아 꽃자리 메꾸며
차오르는 나이
언젠가
그 언젠가 돌아와 서야 할
그대들의 자리
벼가 자라고 있는 들녘에 서면
살아있는 목숨이 부끄러워

댓글
2006.06.03 00:59:54 (*.36.158.133)
cosmos


빈지게님 안뇽?

시가...
눈물겹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요...빈지게님...^^
댓글
2006.06.03 01:09:58 (*.87.197.175)
빈지게
네.. 참 슬픈 시인 것 같아요. 요즘에 밤에 들녘에
나가면 논뱀이에서 개구리들이 무지 많이 울어대
고 있답니다.ㅎㅎ 향기로운 아카시아.. 너무 좋아요.
칭구도 주말 잘 보내시길 ...
삭제 수정 댓글
2006.06.03 09:52:05 (*.252.104.91)
사철나무
도시에 살면서 감정이 메말라 버렸어요
도심의 매연과 자동차의 경적소리에 그만 스트레스뿐
어디에도 개구리소리가 들리지않으니~~~

이제는 고향이 그리워지고
자꾸만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마져 느껴요
이제 내 자신이 왜소해지니 나이가 먹어가나 싶어요

빈지개님의 슬프고 정감있는 좋은 글에
잠시 옛추억으로 잠겨봅니다
감~사 합니다 *^.^**
댓글
2006.06.03 09:30:59 (*.106.63.49)
우먼
먼저 가신 님들에게 고마움을....
댓글
2006.06.03 11:13:54 (*.232.69.64)
古友
숙연 !
슈퍼우먼님과 동감 !

※ 그래도, 아카시아 너무 예쁘요 (예뻐요가 아니고요...) cosmos 님.
댓글
2006.06.03 16:04:57 (*.141.181.49)
尹敏淑
유월의 노래를 접하며
추억여행을 합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무슨말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시절 삐삐꽃피는 언덕에 앉아
삐삐를 껌처럼 씹고 다니고
호박꽃따서 개똥불 밝히고
아카시아꽃을 간식처럼 먹고
재잘거리던 그 꼬맹이가
어느새 중년으로 바뀌어 있네요.

빈지게님!!
행복한 주말되시고
유월내내 행복하세요^^*
댓글
2006.06.03 21:47:18 (*.87.197.175)
빈지게
사철나무 선배님!
어제 선배님의 전화받고 겁나게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시골에 살면 문화걱인 혜택은 못받을 수도
있지만 자연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정말 요즘 들판에 나가면 개구
리 울음소리거 개굴개굴 하고 수천마리가 합
창을 해대는 바람에 구기가 아플 정도랍니다.

서울에 계시니까 고향이 많이 그리우시지요?
나이드시면 고향에 내려오셔서 더욱 여유롭고
편안하게 생활하세요.ㅎㅎ
저는 내일 친구들하고 지리산에 가려고요.ㅎㅎ
즐거운 주말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6.03 21:48:06 (*.87.197.175)
빈지게
슈퍼우먼님!
고운흔적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6.03 21:49:39 (*.87.197.175)
빈지게
古友님!
주말 즐겁게 보내셨지요?
일요일도 좋은 날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6.03 21:58:12 (*.87.197.175)
빈지게
장태산님!
님께서도 삐비랑 웬만한 것 다 아시군요.
삐비풀 뿌리를 깨서 씹어 먹으면 달착지근
한 맛이 옥수수대 씹어먹는 맛 같기도 했었지요?ㅎㅎ

오늘은 오후엔 얼마전에 고추 65포기, 가지 10포기, 상
치와, 쑥갓, 엇갈이 배추 등을 약간씩 심어놓은 밭가에
집사람하고 같이 가서 밭두렁에 풀을 낫으로 베어주고
밭에 그늘을 드리우게 하는 아카시아 나무, 상수리 나

무 등을 톱으로 베어주는 일을 하였는데 밭두렁 끝에 서
있는 뽕나무에서 집사람이 오디를 따가지고 와서 입에다
넣어주어서 오랫만에 맛있게 먹었답니다.ㅎㅎ
집사람은 내년에도 오디를 많이 따먹게 뽕나무에 거름
을 주자고 하더군요.ㅎㅎ 정말 그래야 하겠어요.
님께서도 늘 즐겁고 행복한 6월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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