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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6.05 13:09:22 (*.26.214.7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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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 가는 눈발 내리는 밤, (11시 쯤) 인터넷 바둑방에서 구경을 한다.
무언가 군것질 거리가 생각나기도 하는 시간인데,
바둑방의 구경꾼들도 다 같은 심정들인지 대화창의 이야기가 밤참 얘기로 바뀐다.
"전 지금, 돼지껍질 하고 소주 먹으면서 구경 해여. 이런 밤에는 기름탱이 고기하고 소주가 최고지여 ~~~ " - 어느 구경꾼의 말 , ... !!!
심봉사 눈 뜨듯, 눈이 번쩍 한다.
' 맞어, 이럴 때의 소주 한 잔 이라면, 무슨 보약 보다도 낫지롱...'
그런데, 아무리 어림을 해봐도 집에는 소주도, 안주거리도 있을 턱이 없다.
(워낙에, 혼자서는 술을 잘 안하므로 집에 술이 있는 경우가 별로다)

 바둑방에서의 '소주'  이야기에 가뜩이나 속이 더 출출해져서 심드렁한 기분으로
단감 깎아 놓은 것 한 입 베어 물면서, 거실에서 붓글씨 연습 하고 있는 식구의 의중을 슬몃 떠본다.
닭튀김이라도 시켜 줄래나 싶은 맘에 ......
" 봐라, 봐라, 바둑방에 , 지금 고기랑 소주 먹으면서 바둑 구경 한다는 사람 있던데, 무지 붋다.
  그 사람은 환경이 참 좋은갑다, 그쟈. 사람답게 사는 것 같네. 그 사람 부인은 천사표 맞겠재 ...... ?"

아고 ~ 되받아쳐 오는 대답이라니, 고개도 안돌린채 무게 파악 실어서 점잖게, 그러나 억수로 얄밉게시리,


 "그런 사람은 홀애비 던지,  결혼 못하고 비실대는 사람이지, 뭐.
  부인 있는 사람이 어디, 이 밤에 그런 걸 먹는다 카드노 ......"
 
 


 거 참, 그렇게도 해석이 되는건가 ...
 이렇듯, '한가지의 경우'를 두고서 이리도 해석이 다르단 말이냐,
그래도, 우린 소위 일심동체인 부부 아니냐 말이다......

얄밉고,
고맙고,
맘에 들다가 안들다가 ...

말대꾸 해봐야, 본전 찾기는 애초에 글렀고 - 얘기 길어지면 딸내미 까지도 저그 엄마 지원사격 나올 것이다.
고이 고이 잠이나 자는 것이 백 번 잘하는 짓이다.
가끔씩, 이런 통렬무비한 대답에 내가 한 두번 당하나, 그쟈 !

거참, 얄밉고고맙고얄밉고고맙고 ...... - 지난 겨울, 어느 밤에  

※ 달마님 올리신 ; Connie Francis의 "Never on Sunday" - 무지 좋은 노래져 ㅎㅎ
댓글
2006.06.06 11:25:03 (*.232.69.64)
古友
반글라님,
장태산 사전답사가 힘드셨던가 봅니다. ㅎㅎ

저도, 어젯저녁은 할머님 추도식 날 (양력 6월 5일) 이라서 청주에 갔다가 늦게사 들어왔습니다.
어제, 대전 오셔서 첫대면을 했더래도, 긴시간을 함께 하지 못할 뻔 했었습니다.
먼 길, 일부러 오셔서 사전답사까지 하신 두 분의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엄숙해야 하는 휴일이지만, 푹 좀 쉬세요.

댓글
2006.06.06 11:28:31 (*.232.69.64)
古友
빈지게님,
그게 말이져, 저는 강원도 양구에서 하도 산을 타다 보니, 정말 산이라면 '경기'를 할 정도로 별로인데
식구는, 가까운 산 나들이를 즐기고 ...
그래서, 휴일은 좀 괴롭습니다. 요생 그런 콩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냅니다 ㅎㅎ

휴이르 뜻있게 보내시기를... - 또, 산에 가시나요?
삭제 수정 댓글
2006.06.06 11:39:21 (*.120.143.56)
사철나무
고우님은 굉장히 가정에 충실한 넘~자인 것 같아 너무 부러워~요
글에서 흠뻑 묻어 나오 거든요
천생연분 이신 것 같기도 하~구

인생의 선배로서 좋은 비결이 있으면
후배들에게도 전수도 좀 해~줘요
정감있는 글 감~사 합니다 *^.^**
댓글
2006.06.06 12:59:37 (*.232.69.64)
古友
사철나무님,
'천생연분' 아니고, 앙숙지간 이라고도 봐 주세요.
맨날, 일방적으로 볶이고도 '남자'라고 빈웃음 날려야 하는 시니컬 !
전수해 줄 것, 암것도 없음다 ㅎㅎ
나의 복제품을 만들기가 내키지 않아서요 하하하하~

햇살 좋은 휴일 입니다.
묵념 잠시 했으니까, 선선한 공원에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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