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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1 08:43:56 (*.159.1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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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마종기


오랫동안 별을 싫어 했다. 내가 멀리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
인지 너무나 멀리 있는 현실의 바같에서, 보였다 안보였다 하
는 안쓰러움이 싫었다. 외로워 보이는 게 싫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북부 산맥의 높은 한밤에 만난 별들은 밝고 크고 수려했
다. 손이 담길 것같이 가까운 은하수 속에서 편안히 누워 잠자
고 있는 맑은 별들의 숨소리도 정다웠다.

사람만이 얼굴을 들어 하늘의 별을 볼 수 있었던 옛날에는
아무데서나 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빨
리 지나가는 요즈음, 사람들은 더 이상 별을 믿지 않고 희망에
서도 등을 돌리고 산다. 그 여름 얼마 동안 밤새 껏, 착하고 신
기한 별밭을 보다가 나는 문득 돌아가신 내 아버지와 죽은 동생
의 얼굴을 보고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랑하는 이여
세상의 모든 모순 위에서 당신을 부른다
괴로워 하지도 슬퍼 하지도 말아라
순간적이 아닌 인생이 어디에 있겠는가
내게도 지난 몇 해는 어렵게 왔다
그 어려움과 지친 몸에 의지하여 당신을 보느니

별이여, 아직 끝나지 않은 애통한 미련이여,
도달하기 어려운 곳에 사는 기쁨을 만나라
당신의 반응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나도 당신의 별을 만진다



-별은 싫은 날이 있고 반가운 날이 있다. 별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다. 내 처지가 안쓰럽거나 외로워 보이는 날은 별
도 그렇게 보여서 싫다. 그러던 어느 날 별이 다시 정답게
내려오는 때가 있다. 별이 너무 밝고 크고 수려하고 맑기 때
문이기도 하지만 별 속에서 이세상 뜬 반가운 사람들의 얼굴
을 발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날 이야기를 나누는 별은 하느님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별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괴로워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아라/
산간적이 아닌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이런 위로의 말.
돌아가신 아버지와 죽은 동생 때문에 많이 괴로워 했는데 별
에게서 듣는 그런 말은 큰 힘이 된다.고국을 떠나와 먼 타국
땅에서 지내는 삶이 말 할 수 없이 외로운 데다가 너무나 멀리
있는 현실의 바깥에서 그리운 얼굴들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기
도 하고, 내 존재 역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처럼 느껴져
깜박이는 별조차 싫었다. 그런데 오늘 별에게서 "도달하기 어
려운 곳에 사는 기쁨을 만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하여
어려움과 지친 몸에 의지하여 별을 보면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애통한 미련을 끝나지 않은 기쁨으로 바꾸게 된다.-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


댓글
2006.07.11 08:48:03 (*.36.158.133)
cosmos

빈지게님 안뇽?

다소 슬픈듯...
다시 읽으면 역동적인듯...

마종기님의 글
살짜기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빈지게님...
건강하시죠?
댓글
2006.07.11 08:51:20 (*.159.174.237)
빈지게
칭구! 안뇽?
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차나도 아래에 있는 님의 고운 흔적에 댓글달고 있
었는데 벌서 다녀 가셨네.
오늘 아침에 여기에 시 올리려고 어제 저녁에 시집을 넘
기면서 골라서 열심히 쳐서 저장해 두었다가 올렸어요.
시 괜찮죠?ㅎㅎ
댓글
2006.07.11 12:24:04 (*.2.66.183)
우먼
별은 하늘의 꽃이라던데 어떤 귀인은.

땅위의 꽃이 내가 될수 있는 기쁨 되시어요
빈지게 오빠!!
댓글
2006.07.11 12:52:56 (*.159.174.237)
빈지게
슈퍼우먼님!
님께서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7.11 18:14:31 (*.154.209.118)
반글라
한동안 밤별을 구경을 못했답니다.
왜냐구요~~~?
장마철이 었잖우~~ ㅎㅎ
오늘 밤에는 보일레나~~?
보임 다시와서 답글 달러 올께유~~ ㅋ
댓글
2006.07.12 10:25:36 (*.159.174.237)
빈지게
행님!ㅎㅎ
앞발차기 폼이 너무 멋져요!!ㅎㅎ
어젯밤에 별 못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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