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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빛이 보이면

진리여행 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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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빛이 보이면

청하 권대욱

며칠간 무서리 치게 내리던 빗줄기가 이제는 잠시 비가 멈춘 것같습니다.
삼일간 가만히 집에서 머물면서 그리고 그 수일간 창가를 응시하면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던 것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무의미한 것만 같습니다.
뉴스특보에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들리지만 그것이 바로 현실임이 두려움을 줍니다.
내 주변의 이웃이 바로 그들이라는 사실이 그냥 가슴만 아파할 따름입니다.
남녁으로 내려간 장마는 다시 그 동네에 엄청나게 많은 빗줄기를 부려댄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는 마음을 가지다가 다시 또 걱정이 됩니다.
밤새워 내리던 빗줄기가 한 때는 낭만이니 객창이니 하고 읊조리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마음은 어디가고 없고, 다만 그 빗줄기를 두렵게 바라보는 분들과 하나가 되어봅니다.

수 해전에 옆에 동네에 살때 그 동네 인근의 마을에서 동네가 물에 잠기는 안타까운 일을 본적이 있습니다. 다만 몇 품과 약간의 물품으로 소위 불우이웃, 수재민 돕기한답시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
아주 작은 보탬이라고 아무런 생각마져도 못하였는데, 뉴스에 보니 물 한방울이 아쉬운 상황이라니, 그저 걱정이 앞을 가립니다.
시골에 근무할 때, 강원도 영월읍이 제방이 넘쳐 물에 잠길때. 희미하지만 사무실의 가족들이 물품을 모아 도와준 기억이 납니다.
참 뿌듯하였던 일이었다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인 것은 확연합니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가던 산행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만 하였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이 아니라 걱정이 앞서는 이 속내를 보니 철이 조금은 들어가는 것같습니다.
철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먹어간다는 것이라는 느낌이 더 듭니다.

구름빛이 햐얗게 바뀌어가면 우리는 그것을 반가이 맞이 할 것입니다.
온통 똑 같은 구름빛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 구름빛에서는 오직 빗줄기만 내렸다는 생각외엔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구름빛이 그리워집니다.
아직은 엷은 구름을 드리우는 검은 구름이 지나갑니다.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새로운 시작이 다시 전개되고 세상으로 다시 걸음을 하면서 다시 열심히 일과 부딪히면서 보내야 하는 것은 주어진 우리의 운명이기에 굳건히 마음다짐을 하고 출발을 준비합니다.

작은 방울토마토가 익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 밑에 자주빛의 가지가 길게만 느껴지고 제법 앙증맞음에서 탈피하고 있는 고추의 어린 열매가 이제는 저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필것같습니다.
비에 젖은 식물들을 만지는 촉각은 과히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러니 그곳에는 싱싱함이 보입니다.
그들은 며칠간 받은 하늘의 정기를 내어 뿜을 것입니다.
아름다움과 결실의 날을 향해 치달릴 것입니다.

님의 밤에는
박꽃에 서린 달님의 미소가 고왔건만
나그네 홀로 보는 창가엔
밤새 울어 예놓은
빗줄기만 가득하여라.

무너진 터전을 새로 일구는 몸부림이 함께 울려펴질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네의 삶의 연속이니 반드시 그럴것입니다.
비가 잠시 멈추니 이 마음에 약간은 여유가 있어지니 이런 생각에 젖어봅니다.
다만 이렇게 오는 비는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같이 하여봅니다. 내 자신도 이 위대한 자연의 일부이지만, 왠지 그런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창 밖에는 다시 한 두방울의 가느다란 빗줄기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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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2006.07.18. 10:06
안녕하세요? 진리여행님.......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우리네 삶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함(?)을 안고 살기엔 세월이 너무 흘러버린 거죠.

다같이 걱정 해야만 할 일들이 산재해 있고
또 계속해서 생성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할 때입니다.

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한번 입은 피해를 또다시 반복해서 입는다면
그 또한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냥
누가 도와주겠지...나라에서 피해보상을 해 주겠지.....
이런 의식구조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 피해가 인재일 경우엔
인재를 유발한 당사자가 그 피해에 대해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개인의 입신 출세의 수단으로 전시효과를 노린 ,
혹은 권력의 힘을 자랑하듯이 나보란 듯이

무계획적인 계발에 의하여 물길을 억지로 돌려서 놓앗다든지
터무니 없는 곳에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무시한 다리나 길을 ,
혹은 여러가지 이유로 난개발을 유도한 그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겠지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늘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소수의 올바르지 못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땐
사회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사회 구석구석에서
정말 얼토당토 않은 저마다의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시작된 시위문화는
정작 시위가 필요한 사람들의 의도를 함께 매도하게 만들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절박한 이유와는 상관없이
귀찮고 성가신 일쯤으로 치부되는 무감각한 상황을 만들게 합니다.

기본적인 윤리 도덕, 책임의식,
해마다 일어나는
쓰나미도 아닌 이런 장마비 피해를 볼 때 마다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 답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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