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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8.27 11:56:59 (*.87.197.17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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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토요일이어서  오전 일찍 시골집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백두대간 중의 한 구간인 해


발 847미터의 고남산 7부능선에 위치한 옛날에 진사 시험에 합격하셨던 5대 할아버지의  산


소에 가서 벌초를 하였습니다.


가까운 산에 위치한 산소를 벌초 할 때에는  아버지께서 쉬엄쉬엄  하실 수 있으니까 상관없


는데 높은산에 있고 사람들이 요즘엔 땔감을 하러 산에다니는 사람도 없으니 자연히 통행도


 거의없어 잡목과 칡덩굴등이 뒤엉킨 산속을 예취기와  기계톱으로 길을 내면서 가야하는 그


곳 산소는 해마다 벌초하러 갈 때 제가 같이 갑니다.


 


12시가 되기전에 벌초를 마치고 살랑 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쉬시면서 아버지


께서 외국 여행은 못가보더라도 우리나라 여기저기 여행이나 모두 다녀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


더군요. 그동안 여기저기 여행을 많이 다녀 오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보지 못하신 곳을 여행


하고 싶으신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관광지에도 다녀오시고 가끔 남동생이나 매제들이 휴가때 시골집에 오면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지리산 및 섬진강과 남해 등을 모시고 다녀 오기도 했었지만 저는 지리산 주변


만 몇차례 다녀오고 멀리 모시고 간적은 없어 마음적으로 늘 걸리는 점도 있었습니다.  


저는 큰 아들이고 부모님께서 결혼을 일찍 하셔서 저와 부모님과의 나이차이도 적게나고 하니


까 거의 할일은 다 해드리지만 그런부분에는 약간 어색함이 있고 하여 그동안 자주 실행을 못했


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잠시 한숨 붙이고 일어나 제가 경치가 좋은 절에 모


시고 간다고 말씀드리고 가시자고 하였더니 아버지께서 처음엔 "다음에 가제 뭐" 하시더니 어


머니가 아버지께 하시는 말씀이 "심심허먼 지리산으로 바람이나 한번 쐬고오면 좋겠다. 하면


서 나중에 후회 하지말고 가자고 헐때 가요"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젠즉부터 제가 꼭 한번 모시


고 가고 싶었던 승주 선암사를 가려고 계획한 것이었지요. 


 


집사람도 같이 동행 하려고 했더니 옆통로에 사는 저의 손아래 동서가 구해준 붕어를 아파트에


서 고우면 냄새난다고 단독주택인 처가집에 마당에 가서 솥을걸고 나무를 때서 고아서 장모님


도 드리고 온다고 처제와 함께 같이가서 아궁이에 불도 보면서 장모님과 놀고 있다고 하여 어


쩔 수 없이  혼자 모시고 갔습니다.


 


오후 3시 20분경 남원에서 출발하여  1시간 정도 소요하여 선암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원한 숲


으로만 이루어진 아름다운 길을 따라 선암사로 가는데 어머니께서 5년전에 뇌출혈로 쓰러지고,


2년전에는 저의 남동생 아들이 의식이 없을 정도의 중상 교통사고 소식을 사고 난지 2주후에야


 말씀드렸는데도 쇼크가 심하셔서 소뇌가 소멸되어가는 증상으로 두번이나 쓰러지셨다가 회복


하신 몸이셔서 한쪽 다리가 불편하신 관계로 급경사 길도 아니지만 3차례를 쉬고 선암사 바로


아래 연못을 지나 오르막길에 이르자 더 이상 못가시겠다고  길가에 평평한  바위위에 앉으시면


서 저하고 아버지하고만 절에까지 다녀 오라고 하시며 아버지한테 대웅전에  가서 3배를 하고 오


라고 하셔서 채 150미터 정도를 남겨놓고 아버지하고 저하고만 사찰 경내를 아주 신속하게 다녀


왔습니다.


 


저는 선암사 가는길이 그래도 다른 사찰에 가는 길보다는 완경사여서 어머니께서  왕복 하시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로 사찰 아래에서 포기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


다.  한편으로는 그보다 더 몸을 회복하지 못하셨다면 어떻게 선암사를 모시고 갈 생각을 할 수


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도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위안을 했습니다. 


 


선암사에 올라갈때 부터 아버지께서 "저녁밥은 너의 엄마가 좋아하는 추어탕으로 내가 살테니


까 성훈이 에미(저의 집사람)한테도 전화 해놔라" 하고 말씀 하셔서 남원에 도착하여 저의 집사


람과 딸아이를 태우고 추어탕집으로 가서 오랫만에 얼큰하고 시원한 추어탕을 모두 참 맛있게


먹고 부모님을 시골집에 모셔다 드리고 왔는데 부모님께서는 애썼다는 말을 수차례 하시며 그


렇게 기분이 좋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제가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조금이나마 기


쁘게 해드렸다는 사실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부모님 살아 계시는 동안에  


그런 즐거운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 드리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8.27 12:24:11 (*.231.62.101)
AN



늘, 친구의 넉넉한
아름다운 모습만을 볼 수 있어
흐믓한 마음 듬뿍 담아간다네

thanks 칭구~
댓글
2006.08.27 19:02:01 (*.91.13.175)
야달남
아~!! 벌써 벌초를 하시는가 보네요..
저흰 9월 중순경이나 하려고 하는데..

보모님을 모시고 여행 다니시는게 쉽지 않은데
좋은 모습입니다.
전 부모님을 모시고 살지만 철이 없어서
함께 여행이라도 다녀본건 거의 기억에 없습니다.
이젠 좀 함께 다니고싶어도 워낙 연로하셔서
여행에 모시고 다니기엔 이젠 꿈같은 일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8.27 19:24:00 (*.205.75.8)
늘푸른
빈지개님
대단한 효자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 귀찮아서 안합니다

저는 막내로 자라서
아버님은 7살때 운명 하시고
어머님이 43살에 저는 낳았기 때문에
어머님을 모시고 제대로 구경을 시켜드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제주도에서 근무할때
제주도를 구석구석 구경시켜 드렸지만
자주는 구경을 시켜드리지 못하여 돌아가신후에야 후회가 됩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에
구경 많이 시켜드리고 많은 효도를 하세요
부모님한테 잘하면 내 자식한테도 되돌려 받습니다

오늘은 빈지개님의
효심을 듣고 내가 효도를 한냥 기분이 좋습니다
아름다운 글 즐감하고 갑니다*^.^** 빈지개 후배님!
댓글
2006.08.27 23:32:15 (*.87.197.175)
빈지게
AN칭구!!
늘 좋게만 봐주어서 고마운 마음 뿐이네.
오랫만이군. 잘지내능교?ㅎㅎ
댓글
2006.08.27 23:36:27 (*.87.197.175)
빈지게
야달남님!
아직은 벌초하기에 약간 이른감도 있지만 시간이
있을때 해버리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제가 어버지께 가시자고 했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계시는 야달남님은 누가 뭐라해
도 효자이십니다. 대단하십니다.
님의 부모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8.27 23:40:44 (*.87.197.175)
빈지게
늘푸른 형님!
형님께서 7살때 아버님께서 별세를 하셨으니 더욱
그리우셨을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도 고생이 많
으셨을 것 같구요.
형님의 말씀 가슴에 잘 새기고 더욱 잘 모시도록 하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6.08.28 14:44:21 (*.26.214.73)
길벗
오빠 !
또 감동 먹었어.

마치, 사건경위 보고서 같은 형식이지만,
내용이사, 어찌 그리도 감동이 쓰나미를 일으키는지 !

오빠,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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