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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6.08.28 00:13:19 (*.87.19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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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기도/김시천


 



당신이 이 세상을 있게 한 것처럼
아이들이 그처럼  있게 해주소서
불러 있게 하지 마시고
내가먼저 찾아가 아이들 앞에
겸허히 서게 해주소서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하소서
위선으로 아름답기보다는
진실로써 피 흘리길 차라리 바라오며
아이들의 앞에 서는 자 되기보다
아이들의 뒤에 서는 자 되기를
바라나이다
당신에게 바치는 기도보다도
아이들에게 바치는 사랑이 더 크게 해주시고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주소서
당신이 비를 내리는 일처럼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을 일러주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꽃러럼 가꾸는 기쁨을
남 몰래 키워가는 비밀 하나를
끝내 지키도록 해주소서
흙먼지로 돌아가는 날까지
그들을 결코 배반하지 않게 해주시고
그리고 마침내 다시 돌아와
그들 곁에 순한 바람으로
머물게 하소서
저 들판에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우리 또한 착하고 바르게 살고자 할 뿐입니다
저 들판에 바람이 그치지 않는 것처럼
우리 또한 우리들의 믿음을 지키고자 할 뿐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슨 기도를 했을까. 건강과
지혜, 총명함과 성공, 화목과 순종... 많은 것을 달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열을 가르치려는 욕심보다 하나를 바르게 가르치는 소박함'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해본 적은 있는지. '소리로 요란하지 않고 마음으로 말하는
법을 깨우쳐' 달라고 기도해본 적은 있는지.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고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아이들 앞에
서서 아이를 끌고 가려하고 있지는 않는지. 진정으로 하나를 바르게 가르
치고자 애쓰며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아이를 가꾸고 돌보고 있다고 대
답할 수 있는지. 부모가 되어서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할 수 있는지 눈
감고 조용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에서 -


 

댓글
2006.08.28 09:37:40 (*.2.66.183)
우먼
빈지게 오라버니~
좋은 한주 시작입니다.

딸아이가 오늘 개학을 했는데, 밥 먹으면서 하는말이
와!
초가을이네!
몸짓이 어찌나 여물었는지
아침식탁이 풍성 했습니다.
딸아이의 마음에서 가을을 먼저 보았지요.

좋은글에 마음 내려 놓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6.08.28 13:26:29 (*.231.62.101)
AN




아이들은 나의 선생이라는 생각을
가끔한다네
그만큼 내가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모두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말이지

밝고 고운 생각과 맑은 마음 말일세
늘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함께 눈높이를 맞추려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지

좋은 글 마음에 새겨보네
쌩유, 칭구~
댓글
2006.08.29 01:05:26 (*.87.197.175)
빈지게
우먼님!
따님의 귀엽고 영특한 모습에서 가을을
보셨다니 참 기쁘셨을 것 같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한 가을 되세요!!
댓글
2006.08.29 01:08:06 (*.87.197.175)
빈지게
AN칭구!
칭구의 말대로 때로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이들한테 배울때도 있지.
언제보아도 "밝고 고운 생각과 맑은 마음"
고마워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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