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9.03 01:34:05 (*.159.174.199)
1194
1 / 0

 


 


 


지리산의 봄1/고정희

-뱀사골에서 쓴 편지-


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한자락이 따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목련 한 송이 터드려 놓습니다.
온몸을 싸고도는 이 서늘한 향기,
뱀사골 산정에 푸르게 걸린 뒤
오월의 찬란한 햇빛이 깃털을 세우며
신록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 서 계시는 그대여
우르르우르르 우레 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따라 협곡을 오르면 삼십년 벗지 못한
끈근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내리고
육천매듭 풀려나간 모세 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 뼈 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꽃 웃음소리
아름다운 그대되어 산을 넘어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109394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120853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37735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8262   2013-06-27 2015-07-12 17:04
이 아픔 모두 내 탓입니다 (3)
하늘빛
2006.09.06
조회 수 1297
♣ 가을로 초대합니다 ♣ (2)
간이역
2006.09.06
조회 수 1442
추천 수 1
가을 수채화 / 전혜령 (2)
빈지게
2006.09.06
조회 수 1273
연애 시절/정진규
빈지게
2006.09.06
조회 수 1359
구월/양전형
빈지게
2006.09.06
조회 수 1451
전어 / 슈베르트 (13)
길벗
2006.09.05
조회 수 1113
추천 수 1
조회 수 1339
추천 수 2
조회 수 1520
추천 수 1
묻어버린 아픔 (3)
하늘빛
2006.09.05
조회 수 1512
추천 수 2
가을2 (1)
김노연
2006.09.04
조회 수 1447
추천 수 1
소문
포플러
2006.09.04
조회 수 1457
추천 수 2
내가 아팠던 이유
김 미생
2006.09.04
조회 수 1370
여름이 끝날무렵/김용화
빈지게
2006.09.04
조회 수 1392
동행 (5)
우먼
2006.09.04
조회 수 1065
추천 수 1
沈 默 이 아닙니다 (1)
바위와구름
2006.09.03
조회 수 1285
추천 수 5
지리산의 봄1/고정희
빈지게
2006.09.03
조회 수 1194
추천 수 1
가을 하늘을 보자/유승희 (4)
빈지게
2006.09.02
조회 수 1389
난 널 사랑해 (6)
별빛사이
2006.09.02
조회 수 1360
추천 수 1
세계 유명 관광지 49위 ~ 1위 (2)
보름달
2006.09.02
조회 수 1385
마른 장작/김용택
빈지게
2006.09.02
조회 수 1456
추천 수 1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