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에 부르는 노래 / 홍수희
겨울이 오려나 보다
그래, 이제
찬바람도 불려나 보다
선뜻 화답(和答) 한 번 하지 못하는
벙어리 차디찬 냉가슴 위로
조금 있으면
희디흰 눈싸라기도
아프게 불어 제끼려나 보다
코트 깃을 여미고
멀어지는 너의 등 바라보며
쓸쓸히 찻잔이나 기울이고 있을 나
사랑은 소유가 아닌 까닭을
모를 리 없는 죄 많은 가슴
하, 연약한 미련
장밋빛 뺨이 고운 그대여
너무 쉽게 왔다가 너무 쉽게
떠나 갈 그대여!
다시 또 겨울이 오려나 보다
오거든 다시 가려나 보다
오는가 하면 가는 것이
모든 이치인가보네
하지만, 가을이
그리고 겨울을 만나면
잊지 않고
떠오르는 기억 하나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미련이 있질 않을까..
칭구,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네!
me t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