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11.21 10:53:46 (*.159.174.220)
1232




첫사랑/김용택


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옷도
아, 꿈같던 그때
이 세상 전부 같던 사랑도
다 낡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 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열렸으면
그러나
자주 찾지 않은
시골의 낡은 찻집처럼
사랑은 낡아가고 시들어만 가네

이보게, 잊지는 말게나
산중의 진달래 꽃은
해마다 새로 핀다네
거기 가보게나
삶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그 꽃을 보러 깊은 산중 거기 가보게나
놀랄걸세
첫사랑 그 여자 옷 빛깔 같은
그 꽃빛에 놀랄걸세
그렇다네
인생은, 사랑은 시든 게 아니라네
다만 우린 놀라움을 잊었네
우린 사랑을 잃었을 뿐이네




-김용택 시인님 시집 "그래서 당신"에서 -

삭제 수정 댓글
2006.11.21 11:12:42 (*.159.62.74)
An


사랑은...
푹신푹신한 털 장갑도 아니예요
따끈따끈한 손난로도 아니예요
어정쩡한 코트 주머니도 아니예요

아무 말없이 내 손을 잡아
그 사람 주머니에 꾸욱 넣어버리는
그런 따뜻함이래요...

thanks, 칭구!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3817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4523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0128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01903  
2712 바다와 마음 16
An
2007-08-13 1453 45
2711 “탈레반이 테러집단이라면 上海임정도 테러집단인가” 5
윤상철
2007-08-12 1026 10
2710 노래한곡... 2
또미
2007-08-12 945 13
2709 김밥을 매우 싫어하는 오뎅.....^.^ 4 file
데보라
2007-08-12 1150 13
2708 군 내무반 생활의 모든것.... 4
데보라
2007-08-12 1093 5
2707 * 습관(習慣), 들이기와 고치기 4
Ador
2007-08-12 1030 13
2706 사오정의 소망 6
제인
2007-08-12 1146 10
2705 빈 지게 6
달마
2007-08-12 1163 16
2704 다른 여자랑 자 본 느낌 6
최고야
2007-08-11 946 6
2703 時 間 2
바위와구름
2007-08-11 1293 15
2702 빛/이시영 2
빈지게
2007-08-11 1276 21
2701 알아봅시다 - 당료병 6
한일
2007-08-11 1253 8
2700 과유불급(過猶不及) 4
윤상철
2007-08-10 992 12
2699 ♣ 나도 파도칠 수 있을까 ♣ 8
간이역
2007-08-10 1262 13
2698 진짜 웃기는 놈 3
하얀하늘
2007-08-09 967 3
2697 차린건 없지만 ^^ 7
순심이
2007-08-09 1237 4
2696 사랑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2
진달래
2007-08-09 992 2
2695 일곱번 나는 내영혼을...... 6
그림자
2007-08-08 1033 5
2694 사람의 문/정성수 4
빈지게
2007-08-08 994 9
2693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3
개똥벌레
2007-08-08 94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