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11.29 13:34:03 (*.159.174.220)
1199
3 / 0


불혹의 연가/문병란

어머니, 이제 어디만큼 흐르고 있습니까
목마른 당신의 가슴을 보듬고 어느 세월의 언덕에서
몸부림치며 흘러온 역정
눈 감으면 두팔 안으로 오늘도 핏빛 노을은 무너집니다

삼남매 칠남매 마디마디 열리는 조롱박이
오늘은 다 함박이 되었을까 모르게 감추어 놓은
눈물이 이다지도 융융히 흐르는 강
이만치 앉아서 바라보며 나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보셔요, 어머니 나주벌 만큼이나 내려가서
삼백리 역정 다시 뒤돌아 보며 풍성한 언어로 가꾸던 어젯날
넉넉한 햇살 속에서
이마 묻고 울고싶은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흐른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새끼 네명을 키우며 중년에 접어든 불혹의 가을
오늘 당신곁에 와서 귀에 익은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아직도 다하지 못한 남은 사연이 있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흐르는 강 누군가 소리쳐 부르고 싶은
이 간절한 마음은 무엇입니까

목마른 정오의 언덕에 서서 내 가슴 가득 채우고 싶은
무슨 커다란 슬픔이 있어 풀냄새 언덕에 서면
아직도 목매어 흐르는 강 나는 아득한 곳에서 회귀하는
내 청춘의 조각배를 봅니다

이렇게 항상 흐르게 하고 이렇게 간절히 손을 흔들게 하는
어느 정오의 긴 언덕에 서서 어머니, 오늘은
꼭 한번 울고 싶은 슬픔이 있습니다
꼭 한번 쏟고 싶은 진한 눈물이 있습니다







댓글
2006.11.30 12:40:34 (*.231.63.153)
An


꼭 한번 울고 싶은 슬픔이 있습니다..
꼭 한번 쏟고 싶은 진한 눈물이 있습니다..

그러고 싶은 날이, 더러는 있는가보네..^^*

thanks, 칭구~
댓글
2006.12.01 14:02:40 (*.159.174.220)
빈지게
가끔 그럴때도 있지요. 클클클...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80470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91327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8028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8726   2013-06-27 2015-07-12 17:04
2172 망부석 사랑 3
김 미생
1333 2 2006-11-29 2006-11-29 16:36
 
불혹의 연가/문병란 2
빈지게
1199 3 2006-11-29 2006-11-29 13:34
불혹의 연가/문병란 어머니, 이제 어디만큼 흐르고 있습니까 목마른 당신의 가슴을 보듬고 어느 세월의 언덕에서 몸부림치며 흘러온 역정 눈 감으면 두팔 안으로 오늘도 핏빛 노을은 무너집니다 삼남매 칠남매 마디마디 열리는 조롱박이 오늘은 다 함박이 되었...  
2170 ♣ 아름다운 성공의 법칙 ♣ 2
간이역
972 1 2006-11-29 2006-11-29 12:24
 
2169 정 성 4
상락
1344 24 2006-11-29 2006-11-29 09:18
 
2168 빗속의 너는 5
尹敏淑
983 11 2006-11-28 2006-11-28 15:06
 
2167 당신의 꽃밭은 1
들꽃향기
972 4 2006-11-28 2006-11-28 12:43
 
2166 그리움을 껴안네/강진규
빈지게
987 7 2006-11-28 2006-11-28 11:36
 
2165 후계자의 눈
상락
967 7 2006-11-27 2006-11-27 15:17
 
2164 침묵의 덕성 1
상락
1283 1 2006-11-27 2006-11-27 12:06
 
2163 쌍봉사 [雙峰寺] 2
하늘정원
1345 18 2006-11-26 2006-11-26 18:53
 
2162 裸 木 1
바위와구름
1202 18 2006-11-26 2006-11-26 11:32
 
2161 운명의 동전
상락
986 1 2006-11-26 2006-11-26 09:29
 
2160 내 삶의 감동 3
상락
1279 2 2006-11-25 2006-11-25 12:27
 
2159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2./ 용혜원. 2
물레방아
1348 27 2006-11-25 2006-11-25 10:16
 
2158 1%의 행복 / 이해인 3
상락
1227 1 2006-11-24 2006-11-24 18:35
 
2157 사랑도 나무처럼/ 이해인.
물레방아
1196 18 2006-11-24 2006-11-24 16:28
 
2156 당신은 세상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김희달 2
빈지게
1281 2 2006-11-23 2006-11-23 23:46
 
2155 가을엽서
고암
971 2 2006-11-23 2006-11-23 15:45
 
2154 땅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1
물레방아
1271 19 2006-11-22 2006-11-22 18:46
 
2153 처음 뵙겠습니다. 1
물레방아
1269 17 2006-11-22 2006-11-22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