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빈지게
2006.12.23 21:23:30 (*.87.197.175)
1065



설야/이외수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시를 쓰며
눈이 내린다는 말 한마디

어디선가
나귀등에 몽상의 봇짐을 싣고
나그네 하나 떠나가는지
방울소리
들리는데
창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함박눈만 쌓여라
숨죽인 새벽 두 시

생각나느니 그리운 이여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느 호젓한 길섶에
그대를 두고 떠나왔던가

오늘밤엔 기다리며 기다리며
간직해 둔 그대 말씀
자욱한 눈 송이로 내리는데
이제 사람들은 믿지 않으리
내가 홀로 깊은 밤에 시를 쓰면
울고 싶다는 말 한마디
이미 세상은 내게서 등을 돌리고
살아온 한 생애가 부질없구나

하지만 이 시간 누구든 홀로
깨어있음으로 소중한 이여
보라 그대 외롭고 그립다던 나날 속에
저리도 자욱히 내리는 눈
아무도 걷지 않은 순백의 길 하나
그대 전생까지 닿아 있음을...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81116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9196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08675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09383  
2232 내게 날개가 있다면 1
김미생-써니-
2006-12-26 1285 3
2231 그대 사랑으로 인한 미소처럼 / 정고은 2
빈지게
2006-12-26 978 2
2230 사소한 행복이 우리를 아름답게 만든다 3
상락
2006-12-25 1419 2
2229 幸福 한 Christmas 맞으세요..
숯고개
2006-12-25 1143 10
2228 "하늘에는 영광","땅에는 평화" 6
늘푸른
2006-12-24 972 1
2227 ♣ 땀으로 꿈을 적시는 자..♣ 4
간이역
2006-12-24 1284  
2226 즐거운 크리스 마스 되십시요.. 2
숯고개
2006-12-24 957 5
2225 마음을 열어 봅니다/정호승 2
빈지게
2006-12-23 1280 2
설야/이외수
빈지게
2006-12-23 1065  
2223 주님 다시 오실때까지/소향 1
시김새
2006-12-23 1045 5
222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2
전소민
2006-12-22 1269 2
2221 Merry Chrisymas 1
바위와구름
2006-12-22 1411 5
2220 네가 있기에 아직은 살 만한 세상/백창우 2
빈지게
2006-12-22 1421  
2219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1
또미
2006-12-22 1345 3
2218 유머/엽기 사진모음
여울
2006-12-22 1299 1
2217 어찌 하오리까/유승희 2
빈지게
2006-12-22 1165 5
2216 최근의 평양거리 모습들 ~ 2
여울
2006-12-22 1345 1
2215 Merry Christmas 1
고암
2006-12-20 981 3
2214 아직 마음은 靑春이고 싶다 1
숯고개
2006-12-19 982 4
2213 터프한 닭~ 3
여울
2006-12-19 973 2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