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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6 09:45:23 (*.20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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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벗에게/고은영

더러 사내들의 가슴도
더 없이 섬세하고 따듯한 사랑의 온기로
물오르는 봄을 노래한다든가
가난하고 피폐한 현실의 정서를
봄비처럼 투명한 생명의 물줄기로 채우는
기적의 사랑을 키우는지 나는 몰랐다
나는, 정말 몰랐었다

사내는 주방에서
따뜻한 훈기를 담은 가슴으로 사랑을 요리한다
조금의 귀찮음이나 찡그린 표정도 없이
순간마다 행복이 스치는 얼굴에
올리브유처럼 윤기가 흐른다

전생에 여염집 여자로 태어나
조신하게 섬겼던 지아비 향한
사랑의 모습 같아 건조하게 말라
침잠한 우리 들 가슴에
작은 탄성으로 일어서는 눈이 부신 모습

운명처럼 곱씹던 내 인생의 슬픔에도
싸리꽃 같은 소박한 사랑이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감사의 말없음표로
봄의 악장을 넘나들고

그러므로 운명처럼
사랑해야 할 나의 벗이여
너울거리는 가슴 한복판
뿌듯한 감동과 행복의 이중주에 취하는 만남의 장에서
짧은 동행마저 이채로운 보편적 사랑의 모습이
내 영혼의 등불처럼 슬프도록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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