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빈지게
2007.10.05 13:55:17 (*.204.44.4)
1346
6 / 0



10월 /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 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라.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낡은 단청(丹靑)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낙엽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하는 등불들이 어스름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창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를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댓글
2007.10.05 22:18:41 (*.231.167.8)
An

    친구! 요즘 이곳 하늘은 이렇듯 높고 푸르다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바쁜지 아님, 나와 시차때문인지
    친구의 닉을 못 본지도 참 오랜 것 같네 그려
    오랫만에 친구가 올려놓은 글을 보고서야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져 몇 자 남기는
    이 부족한 마음을 이해해주오

    친구가 올린 글에 잠기다가
    문득 어느 절간에서 지내던 가을 어떤 날이 생각나
    마음이 심오해지는구려

    늘.. 평안하고 화목한 가정 안에서
    행복 누리고 있다고 믿네..

    그럼, 또 어떤 날 문득..^^;;

댓글
2007.10.06 00:46:17 (*.87.197.175)
빈지게

친구!!
여기에도 아름다운 음악을 깔아주고
너무 고맙구료.
나도 몇일전에 친구가 올려놓은 글에도
댓글도 남겨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또
회원님들께서 올려주신 글에 일일이 댓
글을 달아드리지 못한점 늘 죄송하게 생
각하고 있다네.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참 쉬운일이 아닌
것 같아 늘 마음에 부담만 가진다네.

늘 염려 해주시는 친구 덕분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오.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81100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91944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08662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09361   2013-06-27 2015-07-12 17:04
2832 세월과 인생 1
휴게공간
965 1 2007-10-10 2007-10-10 09:41
 
2831 그냥 가시면 안되요~~^.^ㅎㅎㅎ 5
데보라
994 9 2007-10-10 2007-10-10 03:13
 
2830 ^.^ 그래도 웃으라네요 ^.^ 2
데보라
1296 5 2007-10-10 2007-10-10 01:57
 
2829 * 그리움도 나이테가 있는지..... 6
Ador
1093 9 2007-10-08 2007-10-08 22:43
 
2828 슬픔을 안껴 주고 떠난 별 1
바위와구름
1347 35 2007-10-06 2007-10-06 15:59
 
2827 꽃무릇 2
김노연
1092 1 2007-10-06 2007-10-06 02:40
 
2826 남편/문정희 6
빈지게
1314 6 2007-10-05 2007-10-05 17:41
 
10월 / 황동규 2
빈지게
1346 6 2007-10-05 2007-10-05 13:55
10월 /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 날 가졌던 슬픈 여정(旅程)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라.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2824 대전 직장인 386밴드 소개 3
별하나
1002 9 2007-10-03 2007-10-03 10:39
 
2823 비(雨), 내 마음에 14
An
1430 21 2007-10-02 2007-10-02 22:23
 
2822 제4회 대전 직장인 386밴드 합동 콘서트에 초대합니다 5
별하나
1348 9 2007-10-02 2007-10-02 17:51
 
2821 내가 얼마나 사랑을 줄 수 있을까?... 3
데보라
980 6 2007-10-02 2007-10-02 13:02
 
2820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땐 2
李相潤
1343 22 2007-10-01 2007-10-01 21:01
 
2819 내 가슴엔 그리움이 11
cosmos
1418 10 2007-09-30 2007-09-30 02:55
 
2818 ♣ 그리움 ♣ 6
간이역
1075 5 2007-09-30 2007-09-30 01:11
 
2817 당 신 생 각 (1) 1
바위와구름
968 4 2007-09-29 2007-09-29 15:50
 
2816 엄마의 밥 그릇~~ 1 file
데보라
987 13 2007-09-29 2007-09-29 11:53
 
2815 떠다니는 그리움하나 1
Sunny
1284   2007-09-27 2007-09-27 14:44
 
2814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엽네요 1
순심이
968   2007-09-26 2007-09-26 07:29
 
2813 호떡과 과부 ..... 6
데보라
994   2007-09-25 2007-09-25 10:0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