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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7.12.08 09:17:31 (*.116.211.109)
997



    이 가을 탐방길 나서면서 새벽의 여명을 헤치면서 모처럼만에 나서보는 설레이는 여행길 남도 오백리 예향의 길따라 문화유적지를 탐방한다는 취지로 서두르며 나서본 그날 아침 일행을 실은 차는 미끄러지듯 경부선을 따라 호남선으로 바꿔타고 광주땅을 밟으니 시간은 늦은 아침을 조금 지난것 같다. 첫 방문지인 무등골 지석천가에서 가사문학의 번성기가 태두된 연못가에 여행의 안내를 맡은 배선생의 자세한 설명으로 이조 중기의 가사문학이 발전된동기 설명과 함께 소쇄원을 들려 제주양공 양산보가 만든 정원의 고즈녁한 대나무숲의 풍광을 구경하면서 점심으로 흑두부 백반으로 요기들을 하고 조금 지나 식영정에 다다른다. 가사문학이 정극인의 상춘곡에서 효시가 되어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속미인곡,성산별곡이 이곳에서 백미를 이루고 선조에 불려나가는 장면이 연출 되던 곳 이런 구절이 시작되는 듁림에 와 닿는데 江湖에 病이깊텨 竹林에 누엏더니 關東 八百里에 方面을 맡기시니 어와 聖恩이야 가디록 亡極하다 連秋문 드리대라 慶會南門 바라보며 下直고 물러나니 玉節이 앞에셨다. 관동별곡의 序文이다. 그러니까 竹細品의 고향 담양 성산에서 自然을 찬양하고 강원도 관찰사로 부음 떠나는 장면이 눈속에 그려지는데 기념촬영을 하며 문화 유적지의 자세한 설명을 더한다. 무지한 군상들도 고등학교 때 고문시간이 새삼 스러워지는 그런 마음으로 반남으로가서 신천 고분군을 둘러보고 국화 전시회를 스칠적에 월출산이 우리를 손짖하며 부르기에 서둘러 당도한것이 영암땅을 지난 건너 땅 강진으로 들어가 무위사와 월남사지를 돌아보고 사찰속에 건축양식과 단청 그리고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탑, 스님들의 사리가 봉안된 부도 등을 돌아 보려니 어느덧 늦어가는 시장기가 일행들을 재촉해서 남도 땅의 맛의 고향인 영암땅 예향이란 곳으로 들어서니 주인 내외가 반갑게 맞이한다. 홍어회 전어회며 남도 특유의 음식들을 맛을 보느라니 이날따라 술꾼들의 주당들은 한자리로 모여 할라 할라라는 해괴한 신흥종교를 만들어 내서는 교주를 변영준 선배로 만장일치로 모시고 한 순배 두 순배하며 할라~할라~ 라고 주문을 외운다. 어느덧 번개처럼 술들이 나타나 한잔 먹세그려 또한잔 먹세그려 산놓고 수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장진주사가 왠말이냐? 취기가 서려가는 몸둥이들을 추슬리며 도갑사앞 하룻밤 쉬는 곳으로 가서 여장을 푼다. 준비된 노래방기기에 맞추어 한 곡조씩 불러 제껴 여행길이 새삼 실감나는데 이곳에서 나의 춤사위가 그냥 지나 칠 수는 없는 노릇 늦은 밤 컵라면도 왜그리 맛이 더한지 어느덧 코를고는 일행들도 섞여 몇시간을 눈을 붙혔을까? 누구인가 부시럭 소리에 눈을 뜬다. 도갑사 산책길로 여명을 헤집고 모여들기 시작해서 새벽을 여는데 산책길에서 어제 뜬 달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하는구나 산아산아 월출산아 네달은 어디에 매달려 우리를 반기는고 지금도 초생달 되어 나를 오라 반기는구나 계곡을 넘나드는 다리를 건너 단풍으로 채색된 도갑사 산책길은 가히 아름다움의 형용사를 마음겉 쏟아 낼것만 같은지 출출한 속내들이 아침을 재촉하기 바빠서 감상할 겨를도 없이 어제 들던 예향의 집으로 가서 북어국으로 해장들을 하고 차는 저! 남도땅 강진으로 간다. 대구면 청자 유적지를 돌아 보노라니 분청자며 상감청자 굽는 기술이 이곳에서 으뜸이란 걸 알 수 있었고 임진 왜란때 강항을 따라 왜국으로가서 도공들이 겪는 수모가 한눈에 들어차니 뜹뜨름한 기분일세 청자 도요지를 벗어난 차는 모란이 피기까지 영랑 김윤식의 생가를 시간상 생략한다. 서정시를 좋아하는 본인의 아쉬움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만덕산 중턱의 백련사로 동백나무 숲을 헤치면서 내려다본 강진만의 아름다움에 심취를 해본다. 혜장선사와 여러 고승들이 이것에 머물다간 이유가 분명 있을것 같은데 천년고찰 백련사에 유명스님들 모두 모여 공덕을 기렸으니 이곳이 천하 명당일세 만덕산 오솔길 등성이 따라 다산 정약용 선생의 귀향살이 터로 숲속의 낭만을 그려보며 실학을 집대성한 초당에 앉아 백성들을 보살피고 정치를 밝고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목민심서 경제유표,흠흠신서를 저술한 정다산의 위대한 업적에 고개 숙여본다. 성호 이익의 성호쇄설 이중환의 택리지 신경표의 경세유표 박세당등등의 고등학교때 배운 실학파들의 이름들이 입가에 머물면서 아름다운 산 두륜산 너머 대흥사로 숨가쁘게 넘어선다. 그 유명한 이광사의 필체가 한눈에 들어와 가득차고 추사 김정희의 글씨체에 매료됨은 물론 초이선사가 다도를 이룩 하시던 모습이 선하게 눈가에 스치는것 같고 서산대사 부도 앞에서 어느것인가 헤아리며 점심시간까지 대둔사를 둘러보며 준비된 남도음식 한정식으로 허기진 속내를 달래본다. 달마산 미황사와 공룡들의 서식처를 뒤로하고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뒤돌아 보는 여유속에 윤두수의 국보급 초상화가 사본으로 험상궂게 기다리고 미인도를 흠쳐볼 즈음 해남윤씨 18대 종손이 나타나 윤씨의 가계도를 읽을 수 있었는데 권상현 윤지충이 제사를 모시지 않겠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았다는데 지금도 조상님들의 제사를 모시는 종부들의 고초를 이야기 할때는 머리숙여진다. 과연 지금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조상님들을 위해 헌신 할 수 있을까? 의문으로 하고 신유박해,이가환,이승훈 주문모 신부 등등과 천주교와 정약전 약용 형제들과의 관계를 어림잡아보며 문화 유적지 따라 나서보는 남도 오백리길을 무사히 마치면서 며칠간의 보람있었던 여행길 내년을 기약하고 늦은시간 차는 허우적 허우적 게으름을 피면서 논산을 거쳐 천안으로 들어서는데 어느덧 자정을 넘길것만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만 삼천원의 택시비를 지불하고 집에 들어와 시계는 두시를 가르치더라 그래 일박하고 삼일간의 여행길 문화 유적지 따라 나서본 길 어릴적엔 외우느라 뜻도 모르고 살아온 젊은시절 이었는데 철들 나이에 선인들의 지난 발자취에서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향내를 좀더 피어나게 만든 삶 이었지않나 그러한 귀중한 시간이 함께 공유한 소중한 여행 길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이유가 명예와 부 그리고 권력이 전부인 양 모두가 착각하고 살지만 좀더 배우고 풍부한 지식과 경험에서 문화를 접하고 철학이 나올 수 있는것 같아서 참 좋은 여행이였음을. 여기 영랑 김윤식의 모란이 피기까지를 옮기면서 마친다. 모란이 핏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봄을 기둘리고 잇슬테요/ 모란이 뚝뚝 떠러져 버린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로 무덥든 날/ 떠러져 노운 꽃닢마저 시드러버리고는/ 천디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뻐쳐오르든 내 보람 서운케 문허졌느니/ 모란이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핏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 잇슬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댓글
2007.12.08 09:23:35 (*.116.211.109)
도솔
정모에 같이 못함에 애뜻한 마음을
예향의 곳따라 문화탐방길로 다녀본 길따라
품바와 함께 그려본 몇년전에 글을 들고
아름다운 만남 소중한 하루의 님들이 돼시길 바라면서
어제에 이여 들려본답니다.
좋은하루 즐거우신 뜻깊은 자리가 돼시길 바라면서...


서울에서 눈내린 불암산 자락에서
댓글
2007.12.10 00:54:09 (*.202.144.159)
Ador
설레이는 마음으로 남원으로 출발을 준비하는 조용한 시간에 다녀가셨군요~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뜻깊은 자리, 반가움과 아쉬움이 가득한 모임이었답니다~
좋은 시절에는 함께하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올려주신 글과 그림, 음악,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이시길.....
댓글
2007.12.11 13:58:33 (*.204.44.4)
빈지게
도솔님!
아름다운 답사기 잘 보았습니다.
오사모에 참석하지 못하셨어도 마음
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한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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