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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 오사모 송년의 밤에 부치는 노래
    
    1
    "가시지팡이로 가는 세월 막으려 해도 저가 먼저 알고 지름길로 가더라"는 
    선인(先人)의 글, 
    정년(停年)으로 마지막 수업으로 가르치시다 창밖을 내다보시던 선생님의 모습  
    긴 세월이 흐른 오늘에야, 복습(復習)을 하라고 아프게 살아난다
    하루해는 느리고, 한 해는 달음질로 빠른 서글픈 세모(歲暮)에
    더불어 살아 준, 세상 모두에 감사하고 
    스스로에게도, 후손(後孫)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이름이기를 
    별 보며 염원한 정해년(丁亥年)이
    지금쯤, 누군가 누른 한 번의 섬광(閃光)에 갇혀 
    한 장의 사진, 낯선 배경으로 굳어 우리에게서 떠나가는 게 보인다
    
    2
    누군들, 원대(遠大)한 포부(抱負)가 없었으랴, 회한(悔恨)이 없으랴
    쌓인 눈 틈새로 솜털 보송히 내밀던 시절(時節)도
    7월의 태양으로 작열(灼熱)하던 푸르던 시절도
    문득, 거울 속에 낯익은 모습 하나 남기고 가버렸으니.....
    어쩌랴, 세월(歲月)은 나와는 무관(無關)한 남남인 걸
    그러나, 아직도 중년(中年)은 할 일이 많고, 갈 길이 멀다
    잠시 쉬기는 하되, 왜 쉬는가는 결코 잊지를 말자
    인생(人生)의 계절(季節)에
    가을이 없으면 어찌 거두랴
    겨울이 없으면 어찌 싹을 준비하랴
    
    3
    때로는, 어긋나기도 하는 세상 
    태풍 몰아치는 밤바다로 달려가 피 울음으로 포효(咆哮)도 하였으리
    홀로, 차디찬 땅을 부둥켜안고 지새운, 인고(忍苦)의 세월도 있었으리
    불꽃보다 뜨거운 열정(熱情)의 밤도 보냈으리
    일상(日常)으로 내뻗은 촉수(觸手), 모두 거두어 누운 잠자리에서
    아니면, 가을이거나, 겨울의 길목쯤에서 
    간혹(間或), 세월 지나는 소리 아련하여
    허무(虛無)의 거미줄에 흔들리기도 하였으리
    그러면서 달구어진 초롱 초롱한 슬기, 더 솟음치는 열정(熱情)
    누군가가 그랬다, 3막 3장의 무대(舞臺)는 이제부터 이지 않는가
    
    4
    이제부터는
    우리가 우리이게 보듬어 준, 자연(自然)을 배우며 살자
    높은 산 웅장한 바위, 곧거나 휜 나무며 풀
    아무렇게나 학대(虐待) 하여도 이겨내는 흙
    졸졸 흐르는 시냇물, 그 아래 자갈마다에 낀 이끼
    이 모두는 서로를, 비교(比較)하지도, 폄하(貶下) 하지도 않는다
    저마다 있을 곳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음이다
    어느 하나 오만(傲慢)과 탐욕(貪慾)으로 나서거나 뽐내려 하지 않는다
    어느 하나 어긋나면, 모두가 무너짐을 알기 때문이리라
    똑같이 나란히
    같은 크기, 같은 무게로 유구(悠久)하여야할, 오사모여야 하리
    
    5
    세상을 보는 혜안(慧眼)은 뜨이지 않았던가
    싸워 이겨, 거두려고만 하여온 아집(我執)을 깨고 나오자 
    소홀하였던 나눔에 대하여 고민(苦悶)도 하는 여생(餘生)이어야 하리
    잠시 어제는 잊자
    누추한 육신(肉身)도 시간(時間)도 벗어버리자
    오늘 만은 마음을 열고 모두 비우자
    어쩌면, 우리는 한 뿌리였을지도 모른다
    전생(前生)에 누이와 오라비, 동기간(同氣間)이었을지 모른다
    우리 오늘은, 언제나 만남의 반가움을 오래 약속하는 날이자 
    
    6
    주인으로 나그네로 가르지 말자
    낯선 가슴 녹이는 촛불, 시공(時空)을 초월(超越)하는 모닥불로 타오르자
    서로의 가슴에 들어가 누워도 보자
    더러는, 너무 그리웠다고 투정하여도 좋으리
    인연(因緣) 알아보는 가슴에는 으스러지게 껴안아도 보자
    아끼고 위하는 마음으로, 함께 피어나는 나무가 되자 
    그리하여 오늘이, 전설(傳說) 이도록 
    오작교(烏鵲橋) 위에 무지개로 띄우자
    오작교(烏鵲橋)여
    견우직녀(牽牛織女)들이여 
    영원(永遠) 하시라!
    
    
    07.12. 8. 邨 夫 Ador.
    
댓글
2007.12.10 09:28:19 (*.202.144.159)
Ador
多事多難한 丁亥年을 보내는 뜻 깊은 送年의 밤이었습니다.
회원님 모두, 알찬 한 해시기를 祝願합니다.
댓글
2007.12.10 00:16:30 (*.138.163.131)
여명
공연히...눈물짓게 하십니다...
다음다음주면 보고픈 딸아이가 옵니다.
그것만 생각하렵니다....
댓글
2007.12.10 00:47:34 (*.202.144.159)
Ador
이제야 도착하셨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독으로 피곤하실텐데, 오사모 홈에 나오셔서 반갑습니다.

크리스마스 경에 따님이 오시나 보군요~
일상에서의 가장 소중한 기쁨이라 부럽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연말 즐겁게 보내시기를......
댓글
2007.12.10 11:35:27 (*.126.67.196)
尹敏淑
Ador 님!!

저도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옵니다.

그 먼길 마다 않고 달려오셨는데
그 잛은 만남으로 만족해야했던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헤어짐은 만남의 약속이겠지요.ㅋㅋ~~
댓글
2007.12.10 12:37:03 (*.202.144.159)
Ador
세월이 그러더군요~
젊어서의 만남과 헤어짐과는 다르다고요~

지금에야, 만남의 의미나 헤어짐의 의미가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큰 자욱으로 남는다는 걸요.....
만남의 기쁨보다, 헤어짐의 무게가 더 크다는 걸요.....

이번 모임으로
헤어짐의 무게를 감당하기가 어려워갑니다.
이렇게 한 해가 가고.....
다시 새 해가 묵은해 자리에 들어 앉겠지요.

날마다 같은 태양이 떠오르고, 미풍이 불건만,
누가 그냥이게 놔두지 않고, 시간으로 금을 구획하여 놓았는지요~~

헤어질 때 손잡지 못하고 온게 아쉽답니다
장태산님, 다시 만날 때까지 오늘의 시간으로 멈추어 계시기를.....
댓글
2007.12.10 16:41:22 (*.109.153.171)
달마
profile
그날 밤
12월 8일밤의 낭송~

그 떨리는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는것 같습니다.
어려운 부탁을
단번에 들어주신 그 마음
고뇌속에서 많은 시간을 글을 쓰시는데 쏟아 주우셨겠지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07.12.11 14:10:23 (*.204.44.4)
빈지게

Ador님!
선배님의 굵고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시를 읽어 내리시
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댓글
2007.12.11 14:46:14 (*.98.140.101)
별빛사이
송시를 낭독하던
Ador님.. 그모습 아직 눈앞에 선~합니다.
따스한 마음 담아주심에 고마울따름입니다.
늘 건강 하세요
댓글
2007.12.14 15:11:22 (*.202.132.181)
Ador
달마회장님 말씀인데 같이 준비하여야지요~
글은 쓰고 나서도 언제나 미흡한 생각이듭니다.
모임 격에 맞는 글이었는지......

달마회장님,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성황이었음도 같이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또, ucc를 제작하시느라 얼마의 수고를 하실지.....

그날을 기록한 향기글님, 별빛사이님, 장태산님, 하늘정원님의 수고와
회장님의 수고 덕택에 오래 간직할겁니다~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댓글
2007.12.11 22:45:02 (*.202.146.166)
Ador
빈지게님,
남원과 인근에 거주하시는 회원님들의 수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터미널에서 광주행 승차권까지 끊고 전송하여 주셔서,
뭉클한 감격에, 이지금도 목이 메어 있나봅니다~ ㅎㅎㅎ

행사준비에 수고하신 회원님들에게 감사와 안부 부탁드립니다~
댓글
2007.12.11 22:50:53 (*.202.146.166)
Ador
별빛사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사기간 내내, 궂은 일은 도맡아 하셨지요.....
촬영으로, 청소로, 설겆이 보조? 로요~~ ㅎㅎㅎㅎ
다행히도 준비하고 계셨던 청심환으로 응급 상황도 넘긴 것 같습니다~

먼 길, 왕복 10여시간에 시달리느라.....
이러한 수고를 마다 않고 자임한 그 마음이
바로 오작교를 사랑하였기에라 믿고 있답니다.
반가운 재회를 다시 기다려야겠습니다~
댓글
2007.12.12 13:07:44 (*.235.113.46)
보리피리
그날 밤 26개(?)의 촛불 속에서
어린 티 내시느라 볼록안경 찾으시더니
그 중 가장 이쁘고 찬란한 2개의 불빛을 도움으로
준수한 외모 균형잡힌 몸매를 과시하며
때로는 포시시 눈내리듯
때로는 계곡 옥석을 돌아내리는 물소린 듯
낭낭했다가 애절한가 하면 정곡을 찔러 가슴도 후벼가며
읽어내렸던 그 '送年의 詩'!
댓글
2007.12.12 15:58:25 (*.202.146.166)
Ador
ㅎㅎㅎ 보리피리님~
우리끼리 애깁니다만, 많은 낭송의 경험이 있었어도
왜 그날은 그리도 목이 메이는지요~?ㅎㅎㅎ
스스로 최악의 낭송임은 알고 있답니다~

그리고.....
세상의 좋은 단어는 몽땅 저에게 할애하여 버리셨으니,
오늘 이곳에 올린 단어는 다시 사용을 못하실 요량임도 아시지요~?ㅎㅎㅎ

과찬임을 알면서도 보리피리님의 칭찬이 싫지가 않습니다~
정말, 귀한 인연을 안고 왔습니다.
늘 건안하시고, 내무대신께도 안부 부탁드립니다~
댓글
2007.12.14 11:24:16 (*.105.80.38)
코^ 주부
찬.찬.이 ..
인자사 ▷ 밀려있던 숙제(울^님들 열정^^*)를 읽고있씁니더 .. 두 천사가 받혀주는 촟불을 배경으로.
한 졍열 다-바쳐 읽어내려가는 그 '送年의 詩' .. !! 분위기 짱^ 였 습 니 더!!!

성님의 그 열정(오사모 사랑!!) ..
"♬♪^ 화이팅" 외쳐 불러 봅 니더 .. - 필승.!!
댓글
2007.12.14 15:10:02 (*.202.132.181)
Ador
코주부님~
이곳에서 빕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지금도, 송구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앙금처럼 남아 있어
불원간, 해소 시켜야할 것 같습니다.
무사한 귀가 안심되구요,
허기진 술에 과로가 안보이는 걸 보면 역쉬~~~~ㅎㅎㅎㅎ
우리 건강만 하여 있습시다.
뱃길 편안한 날이 오면, 달려 가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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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4 어느 소녀의 노래 11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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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 술 따르는 ( 酒酌 ) 법도 10
윤상철
1253 5 2008-07-24 2008-07-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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