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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7.12.19 00:49:12 (*.202.140.4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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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병(酎甁)과의 대작(對酌) 
    
    
    
      술아, 널 찾는 가슴 속을 보았느냐 부모님 돌아가셔야 불효(不孝)를 깨우친 이도 찾더냐 자식(子息)을, 가슴에 묻은 이도 있더냐 세상살이 휘어버린 등 펴느라 찾는 이는 없더냐 사랑에 목메어 아직, 더 큰 세상 모르는 철부지는 어떻드냐 그렇구나 수연(壽宴)에 올리는, 며느리의 고운 마음도 보았겠구나 장(壯) 한 후손(後孫) 가문(家門) 떨쳐, 딸아주는 도타운 情도 보았겠구나 희생(犧牲)과 봉사(奉仕)로 위로(慰勞)하며 아픈 가슴 달래어 주는 부처의 마음도 보았겠구나 그런데 오늘은 너를 찾는 구실 하나 또 생겼다 십 수년(十數年) 내내 명치 맞아 내 지르는 소리 아니다 이젠, '억'소리도 잦아들어 입만 뻐끔이게 하는, 너 아닌 다른 병(病)에 취(醉)하여 있는 蟲들이 갈증(渴症)을 부르는구나 急한대로 만만한 너 부터 면전(面前)에서 따져 보자 너 술병(酎甁)아 듣거라 취(醉)하게 하는 너는 늘, 서 있는데 너에게서 겨우 잔(盞)술 동냥이나 한다고 나만, 쓰러뜨리는게냐 世上이, 이렇게 不公平 하여도 되는거냐 그 또한 그렇구나 너는 늘 醉해 있어도 아니 醉하여 보이는 화장(化粧)이 있구나 나는 간장종지만 해서, 盞 술 몇방울에도 가난하게 醉하는 거구나 그래도 그렇지 화장(化粧) 아니하고, 맨 얼굴로 같이 醉하면 아니되는 것이냐 돈 中毒에 醉한 蟲이던, 權力에 醉하여 中毒된 蟲이던...... 네가 보고 싶어 마신다더냐, 네가 그리워 마신다더냐 그런데 오늘 내가 술 칠 때는, 대작(對酌)해 줄, 입(口)들도 없구나 잔(盞) 권(勸)할 이 없는 일도 속이 상(傷)하는구나 이잔(盞)을 받아라, 정(情)으로 채운 잔(盞)이란다 너, 나, 속바지 꿰매입은 줄 다아는 사이 아니드냐 단숨에 들이켜다오, 그래서 나에게도 권(勸)해다오 안주(按酎)꺼리는, 내 시름 먹여주마, 너의 시름은 나를 다오 다시, 이 盞 만 받아다오 마지막 잔이다 뒷 탈 없는 '正'으로 채운 盞이란다 아니다, 이 盞 들면 '王' 되는 盞이란다 온 世上이 내 것이니, 걱정할게 없더구나 너도 王이 되어보거라! 이밤아! 世上이 다 醉하고 아침 오면 술 깨듯이 世上아, 너도 맑아 이슬로 깨어나다오! 05. 동짓달 邨夫 Ador.
댓글
2007.12.19 17:07:57 (*.126.67.196)
尹敏淑
술병(酎甁)과의 대작(對酌) 이라........
이걸 안해본 사람은 인생을 어찌 말할까.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 내가
엄청 거창한거 같네요 ㅎㅎ~~~

이 글을 읽는
아니 술병과 대작하는 님의 마음을 다 읽은듯
아니 내마음 이글에 다 있는듯
가슴에 통증을 느낍니다.
그만 쓸래요.
댓글
2007.12.19 18:38:59 (*.202.141.217)
Ador
애초에,
술을 마시고 싶어 마시는 이, 몇이나 되랴......
장태산님~
오늘은 정말 장태산만큼이나 크게 보입니다~ ㅎㅎㅎㅎ
댓글
2007.12.19 23:37:41 (*.154.72.170)
오작교
술보다 술을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했던 저는
그래서 처음에는 분위기를 마시곤 하지요.
술이 분위기를 마셔 버리는 지경까지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만
번번히 지키지 못하곤 합니다.

아직도 저는 술을 모릅니다.
댓글
2007.12.22 11:29:13 (*.202.138.29)
Ador
ㅎㅎㅎ 그러시군요~
이렇게 지나온 시절을 보면,
분위기로 마시는 술이, 폭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역시, 분위기 탓이지요~ㅎㅎㅎㅎ

다른 일도 그렇지만,
술에 관한한, 다양한 주제로 안주를 삼아야 취하지도 않았고
의미있는 술자리가 되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면책 특권이란 게 있지요~?
회기 내, 의정활동하는 국회회의장에서의 발언은 면책이 되는......
한때는 그러했지요~ 술자리에서의 발언도~~ ㅎㅎㅎㅎ



댓글
2007.12.23 01:26:17 (*.87.197.175)
빈지게

선배님!
적당히 마시는 술처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ㅎㅎ
성탄절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새해
에는 더욱 아름다운 글 보여주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7.12.23 23:57:53 (*.202.144.69)
Ador
방장님 반갑숩니다~
세모에는 몸도 마음도 차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새해의 구상을 하여야는데......
지난 일들에 매어 술로 씻으려는 게 좀~~~ ㅎㅎㅎ
즐거운 성탄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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