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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03.03 00:49:59 (*.205.221.201)
1370
9 / 0



오늘 지갑를 주웠습니다.
갈색 장지갑이었고, 꽤 비싸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 봐도 지갑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잃어버린 사람도 모르고...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니 머리카락이 없더군요...
좀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파출소로 향했습니다.

차도 많이 막히고...
이대로면 지각할게 뻔하지만,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졸이고 있을까 싶어서...
파출소로 갔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해 경찰들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내용물 확인하는데...
100만원짜리 수표가 15장이나 나온겁니다. (수표가 보이길래 세어 보지도 않고 닫았거든요.)
그렇게 큰 돈이 들어 있었다니...

"혹시.. 지갑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돈이 빈다고 하면 어쩌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주민등록증에 인상도 무서웠는데...
밀봉되었던 거라면 그런 걱정도 안했을텐데 괜히 의심 받을까 봐...

제 신상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분실신고된 지갑이 있느냐는 전화였고,, 몇 분 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들어오셨습니다.
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습니다.

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다행이였죠...

스님이 가죽지갑을 쓴다는게 갑자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든.. 그 스님이 제가 주워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한다며..
연락처를 적어갔고...

2시간 쯤 전에 연락 와서 계좌번호를 여쭤보시는 겁니다.
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시네요...
거절하다가 간곡히 부탁하셔서 불러드리긴 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통장을 확인해보니...
150만원을 입금해주셨네요...
어!
너무 큰 돈이라... 부담스럽더군요...
등산용으로 찜해 둔 윈드스토퍼, 신발, 내비게이션... 이 돈이면...

파출소로 전화 해 그 분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
스님께 너무 큰 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리니...

제 얼굴에 힘든일이 많아 보였다고...
돈이 필요할 것 같으니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누군지까지도 다 알고 계신 분처럼 말씀하시더군요.
계좌번호도 안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계속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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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스님이 계신 절 이름은 "만우절" 이었습니다.


[img1]
댓글
2008.03.03 01:21:26 (*.248.186.52)
An
ㅋㅋㅋ~

뿅~ 망치 사러갑니다.
맞으시려면
몸좀 쪼까 풀고 계셔염

헐^"~~~~~~~~~~

아가야! 시방, 공주한테
메. 에. 롱~~~~~~~~~~~~ .. 한 거니~?????????

쭈글래~????? ㅋㅋㅋ

소가 넘어 갔다네효~!
댓글
2008.03.03 07:15:09 (*.204.44.1)
오작교
월요일 아침부터 만우절 바보가 되었네요.
소가 넘어가면 잡아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댓글
2008.03.03 10:32:43 (*.98.140.101)
별빛사이
간단합니당~
"만우절"에...
시주를 하시면 됩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8.03.03 10:44:54 (*.5.77.147)
속았다
ㅎㅎㅎㅎ~~~~
댓글
2008.03.03 10:55:44 (*.202.148.66)
Ador
ㅎ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

대단한 글솜씨에
다시
한번
ㅎㅎㅎㅎㅎㅎ
댓글
2008.03.03 11:19:58 (*.235.113.46)
보리피리
오늘 거의 한 달 후의 하루를 산다.
아니 미리 살아본다.
재미있다.
특히 꼬마녀석의 조 눈웃음이......
댓글
2008.03.03 15:03:55 (*.234.128.69)
반글라
침은 꼴깍 삼키며..
진지하세 하나씩 읽어내려가다
만우절까지 내려갔네요~
원래 절에 갈려면 산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전 내려왔습니다.
만우절 아래까지...

그리고..
즐거웠습니다.
댓글
2008.03.03 15:14:24 (*.171.176.101)
유지니
재밌군요~~~
근데 만우절 이었나보지요?
그런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고 있답니다.
님 덕분에 많이 웃었습니다~~~
감사 감사..........

댓글
2008.03.03 21:24:27 (*.248.186.52)
An
쿄쿄쿄~
캬캬캬~

유지니님은 진짜 사오정이닷!

만우절은 4월 1일이랑 거
증말루 모르나벼효~?

ㅋㅋㅋ
댓글
2008.03.03 22:37:33 (*.225.205.108)
들꽃향기
우하하하~~ 세상에 내가 다속다니~~~ 그런데 조기 잘생긴 녀석보고 용서합니다
정말 누구말데로 뿅망치 들고가려다... 마음껏 웃고갑니다
댓글
2008.03.04 13:27:23 (*.121.145.115)
솔숲길 바람
핫핫핫~~유쾌한 즐거움에 한바탕....감하하지요. 빙그레 웃게하거나, 호탕하게 웃게하시거나....말입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8.03.06 22:28:45 (*.10.24.145)
어울림
벌써 다음달이면 4월이네요...참 재밌게 봤습니다.^^
삭제 수정 댓글
2008.03.07 05:03:58 (*.235.99.132)
종아리맨
잘하셨네요^^소중한양심
댓글
2008.04.01 02:12:17 (*.46.23.127)
가을바람
ㅋㅋ 웃을일 없는 요즘에 이렇게 웃게해주셔서 감사드림니다 ㅎㅎ 그스님이 만우절에만 안계셧더람 더좋앗을거같은데 말임니다 ㅎ 오늘이 바로 그 만우절임니다 공교롭게도 만우절날 아침에 이렇게 보게되엇네요 ㅎㅎ 회원님들 항상 이렇게 웃는일만 가득하길 빌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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