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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05.03 15:51:20 (*.105.214.1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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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바다

           시 현

뙤약볕 내리쬐고
가도 가도 끝날 것 같지 않은
뿌연 먼지 날리는 신작로 길
머릿속이 하얗도록 걷습니다.

구멍 난 고무신 속에
배고픈 바다가
미끈거리며 출렁거립니다.
바람에 구겨진 신작로를 걷습니다.

쓰르람 쓰르람
매미가 파란 하늘 끝에서
움츠린 고갯길을 넘어 갑니다.
고갯마루 올라서면 어머니가
부지깽이로 벌겋게 달군
설움을 토닥이고

토방마루에 들이치는 빗소리에
처마 끝에 떨고 있는 한숨소리에
사립문에 풍경이 울어댑니다.
갈라진 논바닥 같은 손등을 타고
아늑한 바다에
푸른 소나무로 꼿꼿이 서 계십니다.

두견의 새빨간 울음도
보리피리 불어대는 어머님의 바다에
까맣게 가라앉았습니다.
하늘과 땅과 바람이 가뭄처럼 원망스런
고갯길 산모롱이 신기루 속을 걷습니다.
(080331)

댓글
2008.05.03 16:20:18 (*.186.56.229)
반글라
싯귀를 읽어내려가며
머리속에는 보릿고개
넘던시절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아늑함이 전해오는 듯..
댓글
2008.05.03 17:18:18 (*.105.214.122)
동행
반글라님,
불과 반세기도 못되어서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지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제 3의 물결을 넘어 제4의 물결로
옛날에는 1세기 하면 100년을 말했지만
지금은 5년 하면 1세기라 일컬을 정도로
속도감과 빠른 변화라 할 정도 입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변하지 않는 게 있지요.
인성과 본질이라 할 수 있겠지요.
빨리기고 많이 바뀌는 것만이 능사이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게 솔직한 저의 견해 입니다.

조금 못살고 굶주렸다고
쪼금 사는 것이 불편했을 뿐......
이렇게 많이 잃어버리고......
설 땅이 없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갈 곳은 어디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군요.ㅉㅉㅉㅉㅉ
댓글
2008.05.03 23:18:38 (*.85.49.69)
cosmos
가난, 배고픔
그리고 어머니의 설움...

어려웠던 옛시절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듯 합니다.

순수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아늑한 바다에 꼿꼿한 소나무로 서 계신 어머니...

정말 저도 그립습니다.

요즘 넘쳐나게 풍요로운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어머니의 바다를 이해 못하겠지요?

많은 생각을 던져주신 동행님...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댓글
2008.05.03 23:45:55 (*.105.214.122)
동행
코스모스님,
불과 4~5십년에 불과한 시간에
우리의 삶은 많은 변화를 가졌지요.
얻은 것도 많겠지만
잃은것이 더 많지 않을런지...

지나간 것이 못하고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빈곤 과 주림의 세대에서
풍요와 낭비의 세대로 바뀐 뒤
우리가 지니고 지켜야 할 길은 ?

코스모스님 말대로
우리 아이들 세대는
우리 나이가 되면
어떠할까요?

둥지를 떠난 새가 석양에
돌아 오듯이
나이가 들어가면 옛시절을 그리워하나 봅니다.
댓글
2008.05.04 20:21:34 (*.126.67.196)
尹敏淑
어머니라는 단어만으로도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옵니다.
댓글
2008.05.04 21:00:38 (*.105.214.122)
동행
장태산님,
어머니라는 단어에는
나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받아 들입니다.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이 없는 내 고향입니다.
고향을 생각하며 어머니에게 다가 가렵니다.
댓글
2008.05.05 09:20:04 (*.105.214.122)
프린세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길 다하여라.
품어가 반길이 없을세 글로 설워 하나이다.
댓글
2008.05.05 10:11:48 (*.105.214.122)
동행
살아 계실 때도
돌아가신 뒤에도
부모님을 생각하고
그리워 하시는 님의
마음이 가득 느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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