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시 : 윤동주 / 작곡 : 고승하 / 노래 : 안치환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 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은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 만 쓰자 그립다고 써 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 만 쓰자 긴긴 잠 못 드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 도 있었노라고 만 쓰자.
흐르는 물살에 떠내려 온 봄은
편지에 쓰여진 글에서 찾아 왔지.
편지를 쓰는 이유는
수신인은 없어도
보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지.
책장속에서 소리 죽여
울고 있는 그 사람을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편지를 쓰는 일 이었다네.
그립다는 말도
기다린다는 말도 할 수 없는
긴 긴 시간을 떠내려가며
다만 편지를 쓰는 일 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