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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11.02 15:26:18 (*.175.39.15)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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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유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 등
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한복판의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제촉해 도착했으나
이날 따라 아들 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자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노의 눈에
신기하기만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구석구석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다.
부자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비 등 촘촘히 써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
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이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노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아들 가족에게 줄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집에 돌아와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삯히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는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게다”며
수화기를 내팽기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꺼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


그런 어느날 바쁘단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인 아들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들어 오는가”하며 쫓아 나오자

사위가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라고 대꾸하자,
장모가 그 자리에 돌하루방처럼 굳은채 서 있는 가운데
사위는“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자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 가계부에 자리했다...........!!

어메 / 나훈아

어메 어메 우리 우리 어메
뭣 할려고 날 나았던가
날라거든 잘 낳거나 못날려면 못낳거나
살자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 신세 말이 아니네
어메 어메 우리 우리 어메
뭣 할라고 날 나았던가

님아 님아 우리 우리 님아
소갈머리 없는 님아
어쨌다야 님이갈제 속만 타는 누가 아나
어떤 친구 팔자 좋아 장가한번 잘도 가는데
못쓸놈의 요내 팔자야
어메 어메 우리 우리어매
뭣 할라고 날 나았던가
댓글
2008.11.02 15:46:27 (*.175.39.15)
보름달
요즘 아들은...

* 사춘기가 되면... 남남, 군대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

* 낳을땐 1촌... 대학가면 4촌. 군대 다녀오면 8촌. 결혼하면 사돈의 8촌
애낳으면 동포. 이민가면 해외 동포

*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며느리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 출가시킨 후에... 아들은 큰도둑. 며느리는 좀도둑. 딸은 예쁜 도둑
*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돈 잘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아들
* 딸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 딸만 둘이면 은메달, 딸하나 아들하나면 동메달
아들만 둘이면 '목메달'
* 3대 정신나간 여자...'며느리를 딸로 착각하는 여자'.'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여자'
'며느리의 남편을 아직도 아들로 착각하는 여자'
* 노후생활...아들 둘 둔 엄마는 모시기를 서로 미루는 바람에 독거노인.
딸 둘가진 엄마는 해외여행. 딸하나 가진 엄마는 딸집 설거지
아들 하나 둔 엄마는 양로원.
댓글
2008.11.02 17:20:22 (*.159.103.254)
물소리

이제 내 나이 ..휴 ...
어쩌란 말인가 ?
나도 며느리 둘이나 얻어야 하는데 ...
댓글
2008.11.02 23:33:30 (*.2.244.224)
여명
에구.... 전 뭔년인지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댓글
2008.11.03 13:04:59 (*.57.153.106)
야달남
가슴에 와 닿는 글 이네요!
판사라는 아들의 슬기로운 대처도 그렇고...

나두 며누리 둘 얻어야 하는데
나중에 '촌놈' 소리 안 들으려면
비자금이라도 조성해 놔야 할 듯....
댓글
2008.11.03 14:11:35 (*.126.67.177)
尹敏淑
아이구 머니나~~~
어쩜 좋아.........
울 사위가 촌년이라고 하면.......ㅎㅎ

가슴이 찡한 글 감사.
댓글
2008.11.03 15:34:09 (*.27.111.109)
고이민현
촌놈 촌년 소리 아직 못들어 보고
일기장을 안 쓰는 울 며느눌아는
아직은 괜찮네요.
서로 믿고 의지하며 오손 도손
살아 갑시다.
나이 한살 더 먹은 우리네가 참으면서.........
댓글
2008.11.03 19:22:13 (*.175.39.15)
보름달
물소리님~ 누구 탓할것도 없이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허무한 맘이 들기는 하지만 어쩌겠어요~우리의 맘을 바꾸고 살아야겠지요.
전 딸도 없이 아들 하나인데, 아직은 착하지만 결혼하면 어쩔지 모르는 일
제맘을 지금부터 비우고 있답니다.
이렇게 답답한 맘 한자락이라도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
2008.11.03 19:28:53 (*.175.39.15)
보름달
여명님~ 세상 며느리가 다 저런사람만 있는것은 아니겠지요.
그래도 뒤늦게 뉘우칠수 있음만도 괜찮지 않은지요.
너무 잘난 아들 키우면 잘난 며느리 보게 되어 우스운 시어머니 될수도 있다고
적당히 잘키워야 한다고도 주위에선 그러하지만,
어디 우리 부모들 맘이 그러하겠는지요~~
나중에 괄시 받더라도 자식들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맘인것을 말이지요.
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르겠다는 님의 맘처럼 지금부터 걱정하고 살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건강지키고 행복한 맘으로 살아가시길요.^O^
댓글
2008.11.03 19:35:17 (*.175.39.15)
보름달
야달남님~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글의 판사처럼 슬기로운 대처로 해결할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아들들이 되기를 바래야지요.
아내는 남편의 맘과 행동에 따라 분명 달라질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자금은 있는게 좋겠지요, 며느리한테 살짝 용돈이라도 줄수 있는
멋진 시아버지가 될수있도록 말입니다. 며느리 사랑 시아버지잖아요. ㅎㅎ
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
2008.11.03 21:11:11 (*.175.39.15)
보름달
윤작가님에게 누가 감히 그런 말을 하리까~~
아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누구에게든 자랑하고 싶은 장모님이란 소리 들을겁니다.
바쁘게 열심히 사는 모습만으로도 자랑스럽겠지만,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웃음 가득한 얼굴 가지신 님이시잖아요.
바쁜 중에도 이렇게 오셔서 글 남겨 주시고 고맙습니다.

댓글
2008.11.03 21:29:56 (*.175.39.15)
보름달
♣되는 집과 안 되는 집,♣

▲한 집이 있었다.

어느 날 시어머니가 솥에 쌀을 안치고
새 며느리에게 불을 때라고 일렀다.

갓 시집 온 며느리는 불을 때며
밥을 해 본 경험이 없는 터라,
밥물이 넘치는 줄도 모르고
불을 때다가 그만 밥은 타고,
솥은 금이 가고 말았다.

놀란 새 며느리가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이 때, 시어머니가 말했다.
"내가 물을 너무 적게 부어서 그렇게 됐나 보다."
며느리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시아버지도 말했다.
"아녀~ 내가 부엌에 땔감을 너무 많이 들여놔서
그런 가 벼..." 자기 자신을 탓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신랑이 또 말했다.
"아녀요. 제가 우물에서 물을 너무 적게 길어와서
그렇게 됐나 봐 여..."

며느리가 여지 껏, 고개 숙이며 있다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절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제 탓인데... 몸 둘 바 을 모르겠습니다."


▲길 건너 또 한 집이 있었다.

그 집에서도 새 며느리에게 불을 때 밥을 하라 했고,
역시 밥이 탔으며 솥은 깨졌다.

화가 치민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아니?
이 잡것이 밥 하나도 못 허구..."
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며느리는 "내가 일부러 그랬냐?"며 대들었다.

이 광경을 본 시아버지는
"니 가 잘못해 놓고 어따 대고 말대꾸냐?"
고 호통을 쳤으며,
이때 신랑 이 신부가 하는 짓을 보고 "아니?
이게..."하며 손찌검을 하자, 새댁은 "그래~ 죽여라~죽여~~"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는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이 있다.


고이민현님~ 위의 글처럼 내탓으로 생각하면서 조금씩 양보하고 참고
이해한다면 괜찮겠지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맘의 글 남겨주고 가주셔서~~
착한 며느리도 시아버지가 잘못하면 못된 며느리가 될수도 있을텐데,
고이민현님께서 존경받는 시아버지인것 같습니다.




댓글
2008.11.05 15:24:15 (*.103.83.29)
부산남자
보름달님!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하고,
한번 읽고, 또 한번 더 읽었습니다.

"촌년 10만원에서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까지
감동있게 읽었습니다.

나도 그런 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하늘에 계신 어머니이기에.....
댓글
2008.11.05 18:43:23 (*.175.39.15)
보름달
부산사또님~ 세상에 날때부터 못된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자식을 잘 못 가르쳐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게 했는지도 모르지요.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식이 잘못된길을 가거나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일때는
회초리도 들었지만 요즘 부모님들은 그러지 않는 사람이 거의 다 이니까요.
물론 자식을 하나 둘밖에 낳지 않다보니 너무 귀해 그렇게 하겠지요.
하지만 지혜로운 남편을 만나 아내도 철들게 되는것 보면 사람의 근본이 나쁜것은 아닌것 같아요.
내 반려자가 소중한 만큼 그 사람을 낳아준 부모님도 소중히 생각할수 있는 맘을 가질수 있게
우리부터 양가 부모님께 잘해야겠지요!!

님의 부모님께서 비록 곁에 계시진 않지만 높은곳에서 이미 님의 맘을 알고 계실것입니다.
이렇게 마음 한자락 두고 가주셔서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홍시 (울 엄마)---나훈아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생각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 맞을세라 (눈맞을세라)
비가 오면 비 젖을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넘어질세라)
사랑땜에 울먹일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그리워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겠다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생각난다)
회초리 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바람 불면 감기들세라 (감기 들세라)
안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 세상 뒤쳐질세라 (뒤쳐 질세라)
사랑땜에 아파할세라.

그리워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그리워서)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찡하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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