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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6 17:46:27 (*.87.19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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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에는/최하림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 넓고 넓은 들을 돌아다니는

가을날에는 요란하게 반응하며 소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예컨대 조심스럽게 옮기는 걸음걸이에도

메뚜기들은 떼지어 날아오르고 벌레들이 울고

마른 풀들이 놀래어 소리한다 소리물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시간속으로 흘러 간다 저만큼 나는

걸음을 멈추고 오던 길을 돌아본다 멀리

사과밭에서는 사과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후두둑 하고

붉은 황혼이 성큼성큼 내려오는 소리도 들린다

댓글
2008.11.16 20:14:13 (*.105.214.122)
동행
하늘 구부정하게 내려앉아 쓸쓸한 날
마지막 가는 가을이 내 곁에 앉는다.
스산한 바람이 더듬고 가는 들녘에
나를 부르는 언어가
지친 삶의 표정으로
외로운 그리움의 언저리에 붙들려
발돋움하며 그림자가 한 뼘씩 길어지고
병이 깊은 노을은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바다에 빠져 출렁인다.
가냘픈 한 가닥의 기억 속으로
나는 연민하여 떠날 수 없는
삶의 길목에 서성이고
죽음과 밤이 때묻은 세상을 향해
피워 올리는 향불에 그을리고
흘러가는 것들 속에서
내 자신의 노래를 부르나니
하루해가 내리는 이유를 알겠다.
가을이 깊어 병든 이유를 알겠다.
나는 사랑하고 헤매이며
깊어가는 가을 속에 묻히고 있나니
스러져가는 모든 것들로
나는 깨어나고 있어라.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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