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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11.26 07:02:20 (*.214.18.2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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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이 있어야 합니다. 담그는 양에 따라서 크기와 숫자도 달라지겠지만.

적포도주(Red Wine)의 재료는 가장 흔히 볼 수있고 제일 자주 먹는 자흑색의 소위
캠벨얼리입니다. 헷갈리게 품종을 써서 좀 그렇네요. 그냥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포도입니다.

많이 사서 담그시려면 대부도 근처 포도밭에서 그것도 포도 수확 끝날
무렵에 가면 싸게 사고 상품가치가 없는 공짜포도도 많이 얻을 수 있답니다.

저는 봉고차 빌려서 통상 200Kg정도 샀는데요. 뭐 50Kg이든 100Kg이든 알아서 원하시는
양껏 사세요.

하얀가루 묻은건  농약이 아니니 안심하시고 거미줄이나 걷어내시고 정 농약이 의심스러우면
대충 흐르는 물에 씻어서 완전히 말리세요. 안씻는게 좋긴 한데. 결벽증이 있으면 마음대로 하세요.

양은이나 고무다라이에나 포도알맹이만 따서 부어놓고 마음껏 주물러 터뜨리세요. 껍데기는
벗겨져야하며 알맹이는 짓이겨야 합니다. 양이 많으면 여럿이 돌아가면서 발로 밟아서 뭉개도 됩니다.

적어도 200Kg이상이면 서너명 친구가 같이 도와주는 것이 좋죠.

그런데 중요한건 짓뭉개기전에 저울로 포도의 정확한 무게를 달고 적어놓습니다.

대충 눈어림 안됩니다. 다 터뜨렸죠? 포도껍데기, 알맹이, 씨 몽땅 장독에 붓습니다.
이미 적어놓은 총 포도무게의 정확히 10분의 1에 해당하는 백설탕을 장독에 부으세요. 혹자는
당도에 따라 12분의1 또는 달면 10분의1 어쩌고 하는데 무조건 포도 무게의 10분의1되는 설탕을
섞으세요.

계산하기도 편하고 혹시 설탕이 적게 들어가 신맛이나는 것도 방지가 되니까요.

한참 저으세요. 설탕이 완전히 녹도록. 그리고 장독위에 촘촘한 망을 씌어 놓습니다. 단냄새 맡고
어마어마한 날벌레들 모여듭니다. 딱 일주일만 아침 저녁으로 딱 두번  긴 막대로 여러번
휘휘 저으세요. 심심하다면 하루에 서너번도 나쁘지 않습니다. 온 집안에 기분좋은 포도주 냄새가
진동할겁니다. 딱 일주일되는 날 또 친구 대여섯 불러서 촘촘한 천. 뭐랄까 한약짤 때 쓰는 베 정도 되는
성기지 않은 천으로 한약짜듯이 짭니다. 일주일전에 쓰던 양푼에다 짜면 되죠.

근데 이게 제일 힘드는 작업이랍니다. 손목아지에 힘이 빠져서 시큰거리고.

어쨌든 반독 정도 짜내면 포도껍데기도 거의 없어지고 밑엔 거의 포도물과 씨 뿐이니 쉽습니다.
뭐 짜기에 좋은 기계가 있으면 좋으련만 손맛과 땀맛이 있는게 좋지않을까...

그 다음이 중요합니다. 밀봉이 매우 중요합니다. 장독은 벽돌 몇겹을 쌓고 위에 올려놓습니다.
벽돌 쌓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경우에는 뚜껑이 마땅치않아 뻘건색의 FRP인가 뭔가 하는
프라스틱 뚜껑있죠? 그것을 위에 올려 놓고 포장용 테이프로 수십겹 뺑뺑 돌려서 공기가 안들어가게
했습니다. 그런다음 뚜껑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습니다. 조그만 직경의 투명 호스가 들어가도록.
구멍뚫기 힘들면 쇠꼬챙이를 불에 달궈서 찔러 만들면 됩니다.
호스를 깊숙히 박고 그 주위를 촛농으로 밀봉하고 테이프 또 감습니다.  공기가 들어가면
무조건 안됩니다. 호스를 길게 빼서 빈 프라스틱병에 물을 담고 그속에 집어넣습니다.
혹시라도 공기가 꺼꾸로 들어갈까봐 물속에 넣는겁니다.
이러면 시간이 흘러 발효하면서 뽀글뽀글거리며 가스가 물로 빠지죠.

가스가 빠지기 위해서, 또 나중에 술을 입으로 빨아내어 병에 담기위해서 호스가 필요한거죠.
호스가 장독보다 길게 내려와야 입으로 빨아내기 쉽기때문에 장독을 벽돌 여러겹으로  괴어 놓는겁니다.

약 6개월만에 빼서 병에 담아 놓는다고 합니다만 저는 한달되는 때부터 빼먹기 시작해서 이미 6개월전에
다 마셔버립니다. 주윗사람들이 그냥 놔두질 않기때문이죠.

그럼에도 아껴서 6개월이 넘도록 따로 담아 놓은 병이 있었는 데 정말 정말 그 맛은 황홀합니다.

어느정도 마시다가 포도주를 호스로 빼기 힘들정도가 되었을 때 병으로 옮겨 담으세요.
콜크마개 구하기 힘드니 병에도 뚜껑닫고 테이프로 감으세요.

이정도면 되었나? 아! 아파트에서는 담그기가 좀 그렇지만 햇볕안드는 서늘한 베란다가 있다면
담아 보관해보세요.  큰 유리병에 담아서 완전 밀봉해놨다가 한밤중에 터져서 집안을 피바다로
만든 집 보았습니다. 매실주랑 달라 이것은 발효주이기때문에 공기가 빠질 곳을 꼭 만들어 놓아야합니다.

그렇다고 절대 공기가 들어가도록 해서는 안되죠. 식초가 됩니다. 그래서 포도주 담글 때엔 병보다
장독을 권합니다. 집안에 예쁜 큰 병에 포도알이 든 채로 포도주 만들어 오래 보관하는 무식한 짓은
이제 그만하십시오. 오래 담아둔 과일의 씨는 독을 만듭니다.

정말 한번 담그어 보세요. 웬만한 고급 브랜드 와인 저리 가랍니다.
뭐 잘난척 해 보았는 데 실패하면 제가 가르쳐준대로 안했기 때문이고 잘되었으면 그건.........
이 비법은 이태리 신부님이 정통으로 전수해 준 비법입니다. 다음 기회에 매실주 담는 법을
알고자 하신다면 무학소주 전 공장장으로부터 익힌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근데 지금 포도 끝날 무렵인가???? 너무 늦게 알려 드렸나????

와!!!! 쓸라니 힘드네. 참! 뭔가 궁금하면 물어보세요. 성심껏 알려드리겠습니다.

댓글
2008.11.26 07:28:44 (*.27.111.109)
고이민현
공장을 짓지 않고도 집에서 재래식 방법으로
충분히 포도주를 만드는 비법이네요.
보통 우리네 방법은 막소주에 설탕을 조금넣고
밀봉 했다가 얼마후 대충 마시곤 했는데
지금은 포도 구할수가 없으니 내년 제철에
가르쳐 주신대로 한번 시도해 봐야겠네요.
시도한 결과는 내년 자유 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ㅎㅎㅎ
매실주도 궁금 하네요.
댓글
2008.11.26 13:12:14 (*.2.43.17)
물소리
참고 할게요 잘 보고 갑니다
댓글
2008.11.27 04:39:00 (*.214.20.13)
알베르또
고이민현 형님. 오랜만입니다.
제가 세월 가는걸 몰라 지금쯤
포도 끝물이 아닌가 착각을 하고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포도주를 만들면 축성하여
성당 미사주로도 쓸 정도의 훌륭한
와인이 됩니다. 잘 기억했다가 내년
청매실 나올 시기에 맞추어 비법 알려
드리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2008.11.30 19:00:34 (*.105.214.122)
동행
알베르또님,
좋은 자료 올려주셨네요.
밀린 일처리를 하다보니 답글이 늦었습니다.
내년 가을에 직접 포도주를 빚어볼 생각입니다.
감사드립니다.
댓글
2009.02.24 19:48:00 (*.133.104.174)
한랴앙
좋은자료 감사합니다..예전에 넘 설탕을 많이 넣어 지금까지도 바라만 보고 처치 곤란인데 올해는 다시 한 번 도전해야겠네요...잘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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