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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8.12.06 12:53:10 (*.87.197.167)
997
7 / 0

초심初心/백무산


눈 오는 아침은
설날만 같아라

새 신 신고 새 옷 입고
따라나서던 눈길
어둠 속 앞서가던 아버지 흰
두루막 자락 놓칠세라
종종걸음치던 다섯 살
첫길 가던 새벽처럼

눈 오는 아침은
첫날만 같아라

눈에 젖은 대청마루
맨발로 나와
찬바람 깔고 앉으니
가부좌가 아니라도

살아온 흔적도 세월도
흰 눈송이 위에 내리는
흰 눈송이 같은데

투둑, 이마를 치는
눈송이 몇
몸을 깨우는 천둥 소리

아, 마음도 없는데
몸 홀로 일어나네
몸도 없는데
마음 홀로 일어나네

천지사방 내리는 저 눈송이들은
누가 설하는 무량법문인가

눈 오는 아침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첫날만 같아라
댓글
2008.12.07 21:43:57 (*.202.132.243)
Ador
반쯤 내려오다, 그만
시어 속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무량법문까지는 몰라도.....
그냥 설레는 하얀마음으로 뛰놀다 갑니다~

빈지게님, 고운글 올려주신 수고, 감사합니다~
댓글
2008.12.07 22:32:27 (*.87.197.200)
빈지게
Ador선배님! 고맙습니다.
어제 정모에 뵙지 못해서 무지 섭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다음 정모때 꼭 뵙기를 바랍
니다.^^*
댓글
2008.12.08 20:34:57 (*.105.214.122)
동행
눈 오는 아침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첫날만 같아라

고운시어에 젖었습니다.
댓글
2008.12.09 21:57:35 (*.87.197.72)
빈지게

동행님!
정모때 뵙게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소중한 선물도 너무 감사했고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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