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8.12.09 22:54:23 (*.87.197.72)
1812
7 / 0


마음의 고향6/이시영

-초설 初雪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참새떼 왁자히 내려앉는 대숲마을의
노오란 초가을의 초가지붕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토란 잎에 후두둑 빗방울 스치고 가는
여름날의 고요 적막한 뒤란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추수 끝난 빈 들판을 쿵쿵 울리며 가는
서늘한 뜨거운 기적소리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빈 들길을 걸어 걸어 흰옷자락 날리며
서울로 가는 순이누나의 파르라한 옷고름에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고향은 이제
아늑한 상큼한 짚벼늘에 파묻혀
나를 부르는 소리도 잊어 버린 채
까닭 모를 굵은 눈물 흘리던 그 어린 저녁 무렵에도 있지
아니하고
내 마음의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한
작디작은 수레바퀴 자국을 뒤에 남기며
댓글
2008.12.10 09:41:10 (*.105.214.122)
동행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삼켜버린
내 고향은 고향을 떠나와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살고있는
모습으로 다가왔군요.
문명의 이기를 취하게 되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빈지게님이 올려주신 고운 글에 머물러봅니다.
댓글
2008.12.14 00:11:03 (*.140.41.17)
은하수
내 마음의 마음의 고향은
싸락눈 홀로 이마에 받으며
내가 그 어둑한 신작로 길로 나섰을 때 끝났다
눈 위로 막 얼어붙기 시작한
작디작은 수레바퀴 자국을 뒤에 남기며

빈지게님!
제게는 옛추억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댓글
2008.12.18 10:55:47 (*.204.44.7)
빈지게

동행님! 은하수님!
잘 감상 하셨다 하오니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12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69885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0641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7359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7944  
3652 <ㅋㅋㅋ>...당신은 좌석이자나~! 3
데보라
2008-12-17 1013 15
3651 수줍은 아가씨에게 2
동행
2008-12-16 1074 7
3650 버리면 가벼워지는 것을... 5
은하수
2008-12-16 1216 10
3649 메리 크리스마스 3
수미산
2008-12-14 957 9
3648 남을 배려하는 마음 2
보름달
2008-12-14 1133 6
3647 멋있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 2
보름달
2008-12-13 1219 9
3646 콧털이나 팍~뽑아버리자,ㅋㅋㅋ 3
순심이
2008-12-12 1081 5
3645 삶의 비망록 2
장길산
2008-12-11 1152 7
3644 남의 실수나 아픔을 감쌀수 있는 사람 3
보름달
2008-12-10 1217 7
마음의 고향6/이시영 3
빈지게
2008-12-09 1812 7
3642 반성 1
돌의흐름
2008-12-09 1035 6
3641 * 김홍도와 신윤복의 실제 삶은 어떠했을까? 3
Ador
2008-12-08 1007 10
3640 사랑받는 이와 사랑하는 이의 차이점 4
보름달
2008-12-07 1128 5
3639 초심初心/백무산 4
빈지게
2008-12-06 997 7
3638 Venetian Resort Hotel/Las Vegas 1
감로성
2008-12-05 1379 5
3637 Bellagio /Las Vegas 2 5
감로성
2008-12-05 1076 3
3636 바다/김해자 2 file
빈지게
2008-12-03 1078 6
3635 그리움이 술이라면 7
보름달
2008-12-02 1213 12
3634 8Acre 호수위로 펼쳐지는 분수 6
감로성
2008-12-01 1005 5
3633 산/함민복 1
빈지게
2008-12-01 962 5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