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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해질 때도 있습니다.

잠자리 한 마리가 가만히 풀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살금살금 다가와 있는 힘껏
잠자리채를 휘둘렀습니다.

'윙'하고 바람 갈라지는 소리에 잠자리는
날개를 폈습니다.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 잠자리가 아이를
향해 말했습니다.
"나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어린 너한테 잡힐 뻔했구나"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잠자리는 온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하다가 그만 거미줄에 걸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날개를 떨고 있는 잠자리를 보며,
거미가 말했습니다.

"너에게 날개가 없었다면, 이렇게 거미줄에 걸리진
않았을 텐데.
아무리 움직여 봐야 소용없어, 움직일수록 더
조여들 뿐이니까."

거미는 그렇게 말하고 재빠른 동작으로
잠자리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순간, 산새 한 마리가 허공을 가르며 총알처럼
날아왔습니다.
산새는 표적처럼 박혀 있던 거미를 낚아채듯
물고 갔습니다.

그리고 신음하는 거미에게 산새가 말했습니다.

"거미야, 미안해.
네가 몸을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만 않았어도 나는
너를 보지 못했을 거야."

우리, 부족함 때문에 오히려 넉넉해질 때도 있습니다.

- 이철환의 연탄길 중에서 -

풀 먹는 호랑이와 고기 먹는 소

먼 옛날, 호랑이와 소가 사랑에 깊이 빠졌답니다.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에게 맛있는 먹이를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자신이 먹고 싶은 것도 참아가면서 소는
싱싱한 풀을 아껴두었다가 호랑이에게 주고,
호랑이는 갓 잡은 토끼를 소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초식동물인 소와 육식동물인 호랑이에게 이게 웬 날벼락인가요?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꾸역꾸역 먹었답니다.

그리고 상대가 맛있게 먹는걸로 착각한 그들은
계속헤서 자기의 음식을 상대에게 주었지요.

그러나 결국은 둘은 헤어지고 말았답니다.
다음과 같은 한마디를 남긴채. "난 최선을 다했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지요.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마음, 그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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