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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09.01.11 12:44:46 (*.105.214.122)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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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과 아버지

       /시현


       아버지가 보고 싶은 날 

       부는 바람을 가슴에 묻는다.

       스멀스멀 안개 되어 피어나는

       말없는 대지의 미소는

       뿌연 기억 속에서 반짝이고

       잉잉거리는 바람을 타고

       아버지는 떠나셨지.

       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세상을

       오늘처럼 바람이 몹시 부는 날

       나도 흘러간다. 바람 속으로

       인생의 처음이며 마지막인

       영원한 날들의 그림자 속으로

       벙어리 되어 바람에 날리는 세월이 

       제 그림자 속에서 눈처럼 쌓인다.

       나 여기 머무르며 우는 것으로

       속삭임을 대신하려 하노라.

       대지 위에 솟아나는 초록의 

       풀물이 불타는 심장에 배어난다.

       사랑이여, 나는 그대와 함께 살으리!

       바람 아니고서 죽지 않고 살았으리.

       되풀이되는 순간들의 영원함으로

       순종하며 기다리고 바람 부는 날

       나도 바람이 되어가려 하노라.

       나도 아버지가 되어가려 하노라.

       (090111)


♪♪ Ernesto Cortazar -Emmanuelle`s Theme
댓글
2009.01.11 16:57:08 (*.159.103.218)
물소리
너울빛 그 세월도 흐르는 물 이지요
그림자 다시 걸어가는 길 우리...

고운글 머물다 갑니다
댓글
2009.01.11 20:19:53 (*.105.214.122)
동행
물소리님,
흐른다는 것
흘러간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이지요.
살고 있다는 것으로
복제해내는 삶이 멋진 무질서 속에서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사랑의 이름으로 빛이 되고 바람이 되어
사랑의 이름에 물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불어와 나를 씻어내고
나는 바람에 의해 떠나갈 것입니다.
그 떠나감을 위하여 사랑하십시요.
댓글
2009.01.11 22:12:37 (*.202.132.243)
Ador
동행님~
굳이, 흐릿이 글자색을 회색으로 보이게 하여
청맹과니 촌부는, 감상은 커녕, 읽기 조차 고생을 하였답니다~ ㅎㅎㅎㅎ

허긴, 찬찬히 음미하려면,
집중 시키는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눈물 좀, 예비하라심인지요~ㅎㅎㅎㅎ

모쪼록,
촌부도 훤~히 읽으며 감상하는 영광을 주십사 부탁 드립니다~

님의 시심에
한참을, 홍건히 괸 정수가 부끄러워 너스레를 놓았습니다.
늘, 건필하시기를......
댓글
2009.01.11 22:49:02 (*.105.214.122)
동행
아도르님,
그리하셨군요. 제 태그 실력이 부족해서 겠지요.
font 글씨체를 #ffffff(백색)으로 정의 해두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백설 같은 글씨로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흐릿하게 나오는데 제가 어찌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였답니다.
죄송합니다.
이밤에 또 눈은 내려 쌓이고 세상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덮고 벙어리되어 입을 다불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나는 바람에 열심히 흩날리고 있구요.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댓글
2009.01.11 23:02:03 (*.140.43.39)
은하수
나도 흘러간다 바람속으로...


우리가....
사랑의 이름으로 빛이 되고 바람이 되어 ...
바람부는날 흘러 흘러...
가슴이 뭉클합니다!!
방장님!......고맙습니다

댓글
2009.01.11 23:52:28 (*.105.214.122)
동행
은하수님,
오늘밤처럼 눈오는 밤이면
상념의 날개마저 접어버리고
그리움마저 흐려져 뿌연 밤에는
소리없이 내리는 하얀 눈발을 맞고
작은 소망의 기도를 올리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몰래 하얗게 밤을
지새도록 해달라고 빌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작은 기도마져
하얗게 덮여가게 해달라고....
슬픈 전설이 허공에 날갯짓을 하고
땅위를 헤매고 다니는 모든 것들이
천년의 잠속으로 빠져들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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