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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하고도 생일날이 되어



/시현



이렇게 내가 죽은 날로 생일을 삼고

하느님께 머리 조아려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버리고 채웠기 때문이다.

채우고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너의 조촐한 무늬가 되어

버려진채 너의 눈길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버리고 채웠기 때문이다.

채우고 버렸기 때문이다.


멋쩍고 쑥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위한 낯선 꽃이 되어

조그만 골짜기에 꽃잎으로 스러져간들


허전하여 빈 곳으로 흐르고 흘러서

너의 기다림으로 살아간들 깃털보다 가벼운

당신의 하늘이 되어간들

무엇하나 나무랄 것 없는 바람으로 이야기하리.


바람은 흐르고자 한다.

세월도 흐르고자 한다.

모두 흐르는 것뿐인 세상에서 

내가 머물를 곳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있노라고 모두가 바둥거리며 타오르는데

모두 거름으로 뿌려진들 또 어떠리.

서로 달라서 우리는 닮은 꼴인데.
(090411)
 
 



Song of the seashore(cello) - Micha Maisky
댓글
2009.04.15 07:20:17 (*.105.214.28)
동행
슬픔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맑고 깨끗하기 때문이지
맑아서 깨끗해서 텅 빈 하늘에
사랑을 채울 수 없어 가슴에 묻고
복받치는 눈물을 쏟을 수 없어 가슴에 묻고
그렇게 살다가,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햇살처럼 물결처럼 그림자로 스러지면
스러져간 것들로 봄이 되면
너무 맑아 깨끗한 물고기도 살 수 없는
눈물이 흐르는 강가에서
햇빛 찬란한 봄 노래를 부르리라.
이렇게 떠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리라.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일러니...
댓글
2009.04.15 02:00:45 (*.140.36.232)
은하수
일곱 살 하고도 생일날이 되어/시현


이렇게 내가 죽은 날로 생일을 삼고
하느님께 머리 조아려 감사할 수 있는 것은
버리고 채웠기 때문이다.
채우고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너의 조촐한 무늬가 되어
버려진채 너의 눈길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은
버리고 채웠기 때문이다.
채우고 버렸기 때문이다.


멋쩍고 쑥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위한 낯선 꽃이 되어
조그만 골짜기에 꽃잎으로 스러져간들


허전하여 빈 곳으로 흐르고 흘러서
너의 기다림으로 살아간들 깃털보다 가벼운
당신의 하늘이 되어간들
무엇하나 나무랄 것 없는 바람으로 이야기하리.


바람은 흐르고자 한다.
세월도 흐르고자 한다.
모두 흐르는 것뿐인 세상에서
내가 머물를 곳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있노라고 모두가 바둥거리며 타오르는데
모두 거름으로 뿌려진들 또 어떠리.
서로 달라서 우리는 닮은 꼴인데.
(090411)


좋은시어 올려주시어 고맙습니다...동행님!...^^*
댓글
2009.04.15 08:03:23 (*.105.214.28)
동행
은하수님,
그리움 가득하여
가슴 애잔한 날 너와 나
잔잔한 별이 되어
은하수로 흐르랴
앓으면서 익어간 石榴의
금이 간 피울음으로
목젖에 맺히는 滯症
가슴에 담아두고
긴 세월 용케도 참아오며
네 탓이여! 세상 탓이여!
어루만져 달려온 물길을 타고
너와 난 심겨져 피어난
초라한 예쁜 꽃 한송이
철철이 주섬주섬 챙겨입고
바쁜 길 더딘 걸음 옮겨가며
그리움 가득하고 가슴 애잔한 날
너와 나 잔잔한 별이 되어
은하수로 흐르랴
흐르고 흘러서
바람소리로 노래하랴.




댓글
2009.04.16 14:54:13 (*.81.130.114)
물소리
은하수님 덕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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