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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이딴 거 하느라고 바쁩니다.

알베르또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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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가 ‘한국어 가족 호칭’의 문제점에 관한 것이니 호칭이라는 낱말의 정확한 뜻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호칭어(呼稱語)라 함은 가족 간이나 남남 간에서 상대방을 부르고 일컫는 말이다.

호칭은 호와  칭을 합친 것으로서 ‘호(呼)’는 ‘부르는 말이고 ‘칭(稱)’은 일컫는 말이다.

즉 호어는 부를 때 쓰는 부름말이고, 칭어는 상대방을 가리킬 때 관계를 설명하는 말

즉 가리킴 말이며 일컬음 말 또는 걸림말이라 표현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보자. 남남언어에서 ‘어르신’은 호어이며 ‘어른’은 칭어라 할 수 있다.

한국어 가족 호칭이라는 과제의 취지에 맞게 한국어인 부름말과 걸림말로 구분해서 가족 관계를

설명해 보겠다. 가족언어에서 아버지의 사촌 형제를 ‘당숙’이나 ‘종숙’이라 하면 걸림말이며

‘아저씨’라 하면 부름말이 되는 것이다. 남편의 형의 걸림말이 ‘시숙’이고 불림말이 ‘아주버님’이

된다. 아내의 언니의 남편을 부를 때는 ‘형님’이라고 하지만 ‘손위동서’라고 부르지는 않으며

‘손위동서’는 남에게 관계를 설명할 때 표현하는 것이다.

나의 아내가 남에게 말할 때 시댁, 즉 나의 가족을 아래와 같이 불러야 한다.

아버님, 어머님: 자기 남편, 즉 나의 부모를 말하거나 부를 때.

시숙(媤淑): 자기 남편, 즉 나의 형을 남에게 말할 때.

시동생: 자기 남편, 즉 나의 동생을 남에게 말할 때.

시누이: 자기 남편, 즉 나의 여자형제를 남에게 말할 때.

아버지의 칠순이나 팔순 잔치에서 아들이 대표로 나와 가족 소개를 할 때 가끔 ‘바쁘신 중에도

불구하고 아버님 잔치에 오시느라고...’라는 멘트를 가끔 접할 때가 있다. 아버지는 높임말도

아버지, 낮춤말도 아버지다. 남에게 자기 아버지를 말할 때, 높여 부른다고 ‘우리 아버님께서…’

라고 하면 망발이다.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버님은 친아버지가 아니라

법률상, 의리상의 아버지에게 쓰는 용어다. 남편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사는 의부(義父),

 아버지의 친구, 친구의 아버지 같은 경우다. 아버지는 돌아가셔도 아버지다.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

옛날에는 장인 장모를 ‘장인어른’ 또는 ‘빙장어른’, ‘장모님’이라고 했다. 요즘엔 호칭이 좀 달라졌지만,

최소한 ‘아버님’, ‘어머님’은 괜찮다고 본다. 며느리가 시부모를 부를 때처럼 앞에 처의 이름이

생략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 어머니는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이다. 그러니

친아버지를 아버님이라고 하면 되겠는가.

압존법(壓尊法)은 웃어른 앞에서 자기보다는 위고 웃어른보다는 아래인 어른을 낮춰 호칭하는 법을 말한다.

예컨대 할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를 이야기할 때다. 이때도 ‘아버지가…’라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아버지는 낮춤말이기도 하니까. 다만 ‘아버지께서…’라는 어법은 곤란하다. ‘께서’는 존칭조사이기 때문이다.

며느리는 시아버지나 시어머니 앞에서 남편을 ‘아비가…’라고 호칭한다. 남편은 아내를 ‘어미가…’라고 한다.

이는 ‘아이 아버지가…’, ‘아이 어머니가…’의 준말이다. 물론 ‘아이의 아버지가…, 어머니가…’라고 해도

전혀 예의에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손위동서나 손위처남을 ‘형님’이라고 부른다지만, 사실 처가에는 ‘형’이 없으니 ‘형님’이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사회언어로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자를 ‘형님’이라고 하듯이 친인척 관계로 살아가면서

대소사에 남보다 만나는 날이 많으니 조금 편하게 부르자고 만든 말 아닌가?

매제(妹弟)는 누이(여동생)의 남편이다. 여동생의 남편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경우 ‘매제’라 하면

듣기에 따라 편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호칭인 ‘매부(妹夫)’로

존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자를 섬기고 유교의 도리를 소중하게 여기며 엄격하고

융통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노인 앞에서 호칭을 엉터리로 한다고 호통을 치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아래의 예와 같이 사회상의 도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사이에 아무 거부감이 없는 호칭이면 괜찮다고 하는 주장은 너무 앞선 것일까?

처남댁이 전화상에나 실제 만남에서 나의 아내나 나를 부를 때 아이들이 부르는 말로 ‘고모’나

‘고모부’로 부르는 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아무 거부감도 없고 좋다. 시댁 누나의 남편 호칭을 그

어렵고 까다로운 ‘시매부(媤妹夫)’니 ‘시자부(媤姉夫)’라고 불러야겠는가?

호칭을 매개로 한 가족관계 내에서의 갈등과 불편한 경험을 겪는 것은 한국과 같은 경어법과 복잡하고

다양한 호칭을 가진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시집 식구들과 친정 식구들의 각기 다른 호칭,

자신의 나이가 많음에도 나이가 적은 손위동서에게 ‘형님’이라 부르거나, 손아래 시누이에게

‘아가씨’라 부르는 일, 자신이 어린데도 시누이가 ‘언니’라 불러 어색한 일 등 여러 가지 불편함은

이루 열거하기가 곤란할 정도일 것이다. 집사람, 바깥양반, 아주버님, 서방님, 아가씨. 처남, 처형 등

가족 호칭을 매개로 하는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평등하지 않다고 느끼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날로 민주화되고 격식이 사라지며, 평등을 중요시하는 세상을 지향하는 요즈음 대세에 전통적이고

한자 위주이며 고정된 가족 간의 호칭 사용은 자칫 경직된 가족 공동체 문화를 만들고 수평적인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어렵고 복잡한 호칭 문제로 인하여 뭐라고 소리 내어 부르기 거북하여 가까이 가서 눈을 마주쳐야 대화가

시작되는, 따라서 가족 간의 빠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마저 장애가 생기는 이런 현상은 참으로 지양해야 할

크나큰 문제라 본다. 호칭 심의 기구를 따로 만들어서라도 자연스러운 통합 호칭, 예를 들어 고모나 이모,

고무부나 이모부를 아주머니, 아저씨로 부르게 함으로써 생기는 평등한 소통의 욕구에서 소통의 장벽을

허물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시도를 할 적절한 시기가 지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댁과 친정 식구들에 대한 호칭

남편의 형

남편 → 형

아내 → 아주버님(시숙)

아내의 오빠

아내 → 오빠

남편 → 형님

남편의 형의 아내

남편 → 형수

아내 → 형님(손위동서)

아내의 오빠의 아내

아내 → 올케

남편 → 아주머니

남편의 누나

남편 → 누나

아내 → 형님

아내의 언니

아내 → 언니

남편 → 처형

남편의 누나의 남편

남편 → 매형

아내 → 시자부, 시매부

아내의 언니의 남편

아내 → 형부

남편 → 형님

(손위동서)

남편의 남동생

남편 → 남동생

아내 → 도련님(결혼전) 서방님(결혼후)

아내의 남동생

아내 → 남동생

남편 → 처남

남편의 남동생의 아내

남편 → 제수

아내 → 동서(손아래)

아내의 남동생의 아내

아내 → 올케

남편 → 처남댁

남편의 여동생

남편 → 여동생

아내 → 아가씨

아내의 여동생

아내 → 여동생

남편 → 처제

남편의 여동생의 남편

남편 → 매제

아내 → 시매부

아내의 여동생의 남편

아내 → 제부

남편 → 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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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2013.05.19. 07:51

이렇게 많은 자료를 정리하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호칭이라는 것이 불러서 편하고 들어서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어떤 기준과 한계는 있어야 겠지요.

알베르또님께서 이렇듯 "똑"소리나게 정리를 해주셨으면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이민현 2013.05.19. 13:28

아버님, 밥상 들어가는데 며느리 발님에 다치실까봐

머리님 좀 비껴주세요.

방구님도 나오려해요...ㅋㅋㅋ

일일이 외우자니 꼴통님이 돌겠네요...ㅎㅎㅎ

 

보리수 2013.05.27. 23:14

제 형제들에게 빗대어 다시한번 호칭을 정리해 봅니다.

완벽하게 공부했으니 다음에 시험 치셔도 됩니다.^^*

여명 2013.05.29. 06:53

알베르또  형제님~~~대단하십니다.우리말사랑~~~우리의것을  사랑하시는  그마음~~~찬사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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