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13.12.25 17:18:36 (*.120.212.56)
1888

 먼길 돌아온 인생의 노을 



인생은 먼길을 돌면서
중년 이후 외모는 변해갑니다
삼단복부 이중턱 구부정해지는 허리 등

그리고 흰머리 빛나는 대머리
또 늘어진 피부 자꾸 자꾸 처지는 눈꺼풀 등

그래도 말년을 앞에 둔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향기를 나눠 줄 수 있는 것은 德이 있기 때문입니다.

덕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쌓이는 것입니다.

사랑이 인간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움과 절망이 인간을
구제할 수도 있습니다.

노년의 연륜은 미움과 절망까지도
품을 수 있습니다.

성실하게 살면 이해도 지식도
사리 분별력도 자신의 나이만큼 쌓입니다.
그런 것들이 쌓여 후덕한 인품이 완성됩니다.

이 세상에 신도 악마도 없는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젊은 날의 만용조차 둥글 둥글해지고
인간을 보는 눈은 따스해 집니다.

이러한 덕목을 갖추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견고한 자갈을 물리고
삶의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시간은 인간에게 성실할 것을 요구합니다.

잉여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적
육체적 노력 없이는 시간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시간은
두렵고 잔혹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 비우고 미완성에 감사합시다.

노년 이후에는 '진격'보다는
'철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물러설 때를 늘 염두에 두며 살아야 합니다.

오래 살게 되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잃어버림'을 준비합시다.

그것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하게 잃어버림을 받아들이라는 말입니다.

주변의 사람도 재물도
그리고 의욕도 자신을 떠나갑니다.
이것이 노년 이후의 숙명입니다.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 있는 인생을 발견해 내는 것이 중년입니다.

여자든 남자든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외양이 아닌 그 사람의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좋습니다.

만일 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비참하게 생각될지 모르나 그 누가 없어도
잘 돌아가게 되므로 우리는 안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조금씩 비우다 결국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세상을 뜨는게 하늘의 뜻입니다.

세월 따라 기력이 쇠퇴해지는 만큼
마음도 따라 너그러워지는 노년이길 바랍니다.

봄 여름 가을동안 들녘의 흐름처럼
다 비워내고 침묵으로 가는 들판의 고요함처럼


-좋은글 중에서 -

댓글
2013.12.28 17:03:40 (*.51.26.24)
尹敏淑

정말 좋은글이군요.

가슴에 새기고 갑니다.

댓글
2013.12.28 17:54:03 (*.120.212.97)
청풍명월

윤 작가님 고운 흔적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82719   2022-04-26 2022-04-26 17:0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93548   2014-12-04 2021-02-04 13:4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110273   2014-01-22 2021-02-04 13:58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11002   2013-06-27 2015-07-12 17:04
말띠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산노을
2014.01.04
조회 수 1887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2)
청풍명월
2014.01.03
조회 수 2378
한송이 목련이 봄바람에 지듯이 (2)
청풍명월
2014.01.03
조회 수 1996
아버지의 발자국 (6)
청풍명월
2014.01.02
조회 수 2163
조회 수 1959
치매부인과의 약속 (5)
바람과해
2014.01.02
조회 수 1959
세상 사는 지혜 (1)
청풍명월
2013.12.31
조회 수 1905
조회 수 2457
세월도 가고 사람도 가지만 (1)
청풍명월
2013.12.30
조회 수 1981
한해를 돌아보는 길 위에서 (1)
청풍명월
2013.12.30
조회 수 1999
참회 속에서 열리는 극락 (2)
청풍명월
2013.12.29
조회 수 1851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사람 (1)
청풍명월
2013.12.29
조회 수 1948
조회 수 2445
겨울등대/양종영 (2)
尹敏淑
2013.12.28
조회 수 1908
조회 수 2084
먼길 돌아온 인생의 노을 (2)
청풍명월
2013.12.25
조회 수 1888
성 탄 인 사 (2)
청풍명월
2013.12.25
조회 수 2110
Merry Christmas (1)
고등어
2013.12.24
조회 수 1932
십년공부 나무아미 타불의 유래 (1)
청풍명월
2013.12.23
조회 수 1987
생각에도 리듬이 있어야 한다 (1)
청풍명월
2013.12.23
조회 수 1890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