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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852
2013.12.28 17:08:52 (*.51.26.24)
1964

31.jpg

 

겨울등대/양종영

 

숨통을 옥죄는 겨울 바람이
까아만 하늘로 발돋음 하다가
먹먹한 파도에 허옇게 부서진다
냉기류가 부딪고
하얀 눈발이 풀풀 날아오르는 겨울바다
낯선 얼굴을 희롱하듯 야유가 거찰다

피라니아 떼가 몰려와
바다에 누운 불빛을 물어뜻는다
뼈와 뼈가 으스러지는 순간의 전율
비명을 놓아 버릴 등대의 입술이 바르르 떨린다
은밀한 아품을 싣고 어둠을 표류하다
명멸하는 불빛을 이정표 삼아
포효하는 거친 바닷길을 찾는 항해사 삶은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보다 아프다

댓글
2013.12.28 18:02:48 (*.120.212.97)
청풍명월

겨울 등대 양현종의 글 감명깊게

보고 머물다 감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013.12.29 09:34:52 (*.36.80.227)
고이민현

뭍도 아니요, 섬도 아닌 겨울바다 위에 

구름을 머리에 이고 외로이 홀로 서 있는

등대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것일까? 

이미지 자체가 시상을 물씬 풍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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