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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6 23:40:50 (*.219.170.101)
1779

 

바글대던 국밥 집에 사람이 뜸해지는 시간

주인이 한숨을 돌리며

신문을 뒤적이고 있을 때

한 할머니와 땟국 물이 흐르는 소년이 들어왔습니다.

 

저 국밥 하나가 얼마나 하는지...

할머니는 엉거주춤 앉으신 채로

국밥 하나를 시키셨습니다.

 

할머니는 하나 시킨 국밥을

소년에게로 밀어 놓으셨습니다.

소년은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습니다.

 

할머니 정말 점심 드셨죠?

그럼..

할머니가 깍두기 한 점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동안

소년은 국밥 하나를 다 먹어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인이

두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할머니 오늘 운이 참 좋으십니다.

할머니가 우리 집에 100번째 손님이세요.

 

주인은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한달 남짓 지난 어느 날,

소년이 국밥 집 길 건너에 쭈그리고 앉아

무엇인가 헤아리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창 밖을 보던 주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소년은 국밥 집에 손님이 들어갈 때 마다

동그라미 안에 돌을 던져 넣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도

쉰 개를 넘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주인은

단골집과 친구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바쁜가? 무슨 일은...

안 바쁘면 국밥 하나 먹고 가라고..

오늘은 공짜라네..

 

그렇게 주인이 동네방네 전화를 돌리자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든 하나. 여든 둘. .여든 셋...

소년의 셈이 빨라 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흔 아홉 개의 돌멩이가

동그라미 속에 들어갔을 때

소년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국밥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할머니 이번엔 내가 사드리는 거야

진짜로 100번째 손님이 된 할머니는

국밥을 내려 받고 소년은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깍두기만 오물거렸습니다.

 

저 아이도 한 그릇 줄까요?

~ 지금 저 아이는 먹지도 않고

배부른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지 않소..

 

후륵후륵 국밥을 맛있게 먹던 할머니가

좀 남겨주랴? 라고 말을 꺼냈을 때

소년은 배를 앞으로 쑥 내밀고 말했습니다 .

 

아니.. 난 배불러 이거

댓글
2014.01.09 21:13:26 (*.101.18.47)
청풍명월

위 물이 맑아야  아래물도 맑다는말  맛는말인것

같군요  할머니가 한대로  손자도 해서 할머니가

국밥을 자시게 했다는 감동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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