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14.01.13 14:25:40 (*.101.18.183)
1818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 것.
나란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 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어긋나고 마는 것.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우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어쩌면, 세상을 껴안다가 문득 그를 껴안고,
당신 자신을 껴안는 착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 기분에 울컥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걸 쏟아놓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동전을 듬뿍 넣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너무 아끼는 책을 보며 넘기다가,
그만 책장이 찢어져 난감한 상황이 찾아와도
그건 당신의 사랑이다.

누군가 발로 찬 축구공에 맑은 하늘이 쨍 하고
깨져버린다 해도, 새로 산 옷에서 상표를 떼어내다가

옷 한 귀퉁이가 찢어져버린다 해도 그럴 리 없겠지만
사랑으로 인해 다 휩쓸려 잃는다 해도 당신 사랑이다.

내 것이라는데,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이라는데
다 걸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무엇 때문에 난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고 생각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누구나, 언제나 하는 흔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나는, 잘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
사랑조차도 못하는가, 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흔한 것도 의무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끔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 이병률 산문집  끌 / 림  중에서

댓글
2014.01.13 18:54:11 (*.142.164.40)
오작교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정말로 딱 들어맞는 말씀이네요.

그렇습니다.

정말로 시간이 너무 없지요.

댓글
2014.01.13 21:29:56 (*.101.18.183)
청풍명월

오작교님  감명깊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요즈음 늦게  결혼하는  사람들  시간이

남아 도는줄 아나봐  빨리 결혼 하소  ㅎㅎㅎㅎㅎ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69618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0374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97089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97685  
4572 세상에 보기드문 마음이 넓은 시어머니 2
청풍명월
2014-01-13 1864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2
청풍명월
2014-01-13 1818  
4570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모윤숙 1
청풍명월
2014-01-12 1900  
4569 세계 아이큐 1위 한국인 1
바람과해
2014-01-12 2061  
4568 새해 희망 열여섯 메세지 2
청풍명월
2014-01-11 1884  
4567 고독을 위한 의자----이해인 2
청풍명월
2014-01-11 1835  
4566 인연의 잎사귀 ------이해인 1
청풍명월
2014-01-11 1996  
4565 어느 남편의 일기 2
청풍명월
2014-01-09 1763  
4564 여운이 있는 좋은 사람 1
청풍명월
2014-01-09 1787  
4563 세월은 가고 사람도 가지만 1
청풍명월
2014-01-08 1716  
4562 아들에게 쓴 어느 어머니의 글 6 file
청풍명월
2014-01-07 2038  
4561 CNN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10가지" 선정
바람과해
2014-01-07 1861  
4560 할머니와 어린이의 감동 이야기 1
청풍명월
2014-01-06 1753  
4559 소크라테스의 악처 1
청풍명월
2014-01-06 1773  
4558 --어느 도둑 이야기--- 1
청풍명월
2014-01-06 1651  
4557 還鄕/休靜(西山大師) 2
고이민현
2014-01-06 2080  
4556 2014년 새해 덕담 메일 1
청풍명월
2014-01-06 1767  
4555 아직도 알 수 없는 아버지 마음 2
바람과해
2014-01-05 1768  
4554 우리는 참좋은 만남 입니다 1
청풍명월
2014-01-05 1827  
4553 좋은 인연 아름다운 삶 1
청풍명월
2014-01-05 1758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