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내가 빚진 어머니의 은혜

청풍명월 3220

0

1

사람들의 지갑이나 수첩 속을 들여다보면
신용카드와 가족사진, 그리고 교통경찰에게 떼인
속도위반 딱지 등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또 더 깊은 곳에는 귀퉁이가 닳은 작은
종이 쪽지에 적힌 애송시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번에 지갑 속을 정리하다가
나는 한 묶음의 차용증서를 발견했다.

그것은 지불 기한이 30년이 지난 것들이었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차용증서들이 모두
한 사람에게 갚아야 할 빚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야말로 그 빚을
갚아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엄마, 제 말 듣고 계세요?

엄마, 전 엄마에게 너무 많은 걸 빚졌어요.
엄마는 절 위해 수많은 봉사를 해주셨죠.
예를 들어, 엄마는 언제나 저를 위한
야간 불침번이셨어요.

제가 기침을 하거나, 울거나, 늦게 귀가하거나
마룻바닥을 삐걱대며 걸어가면
언제라도 엄마는 잠에서 깨셨죠.

엄마는 독수리의 눈과 사자의 용기를 가지셨지만
언제나 대저택보다도 더 큰 가슴을 갖고 계셨어요.
엄마는 저에게 가장 신속한
주방장이자 요리사였죠.

한 조각 남은 소고기로
훌륭한 스테이크를 만드는가 하면,
참치로 칠면조 요리를 만들어내기도 하셨고,
전날 남긴 음식만으로도
곰 같은 몸집을 한 두 아들의 허기를 채워 주셨어요.

또 저는 엄마에게 세탁 서비스와
저의 목욕 서비스를 빚졌어요.

엄마는 날마다 저의 얼굴과 귀를
박박 문질러 닦아 주셨어요.
모두 손으로 그렇게 하셨죠.
또한 어린 아들의 바지를 자주 세탁해서
그 아들이 오점 없는 삶을 살도록 인도해 주셨어요.

그리고 어린 시절의 눈물을 말려 주고
사춘기 시절의 문제들까지도 다리미질 해주셨어요.
그런 것들은 어떤 세탁소도
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엄마는 또 저에게 보디가드가 되어 주셨어요.
천둥과 악몽의 두려움으로부터 저를 보호해 주셨고,
수많은 풋과일로부터 보호해 주셨어요.

또 제가 엄마에게 의료 봉사를 빚지고 있음을
신께서도 알고 계세요.

엄마는 저를 홍역과 유행성 이하선염과 타박상과
나무 가시와 사춘기의 우울증으로부터 치료해 주셨어요.

또한 자꾸 긁으면 상처가 더 낫지 않는다거나
눈을 자꾸 삐딱하게 뜨면 사시가 된다는
의학적인 충고도 빼놓을 수 없어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충고는
사고 당할 때를 대비해서
깨끗한 속옷을 입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겠죠.

또한 저는 엄마에게 온갖 동물 치료를 빚지고 있어요.
제가 데려오는 온갖 집 잃은 동물들을 먹여 주셨고,
강아지와 같은 제 풋사랑의 고통도 치료해 주셨어요.

저는 또 엄마에게 온갖 놀이에 대한 봉사를
빚지고 있어요.

엄마는 어떤 어려운 시련기에도
집안을 즐겁게 유지하고자 노력하셨고,
크리스마스나 독립 기념일이면
온 가족을 위해 파티를 마련하셨어요.

또한 가장 적은 예산으로 우리의 공상이
실현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엄마는 저에게 모든 공작물 만들기를 해주셨어요.
연을 만들어 주셨고
자신감과 희망과 꿈을 세워 주셨어요.

또한 엄마는 온 가족이 하나로 결합될 수 있게 하셨고,
그래서 어떤 나쁜 시련과 위기까지도
이겨 낼 수 있게 하셨으며
삶이 그 튼튼한 토대 위에 설 수 있게 하셨어요.

전 또 엄마에게 너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 드렸어요.

커나가는 아이가 갖고 싶어할 수밖에 없는
온갖 필요한 물건들 때문에
엄마는 가계부와 씨름해야만 하셨어요.
재크나이프를 꽂을 수 있도록 작은 주머니가 달린
굽 높은 부츠 같은 것 때문에 말이에요.

또 한 가지, 제가 결코 잊을 수 없는 게 있어요.
사과 파이가 두 조각밖에 없는데
사람이 세 사람일 경우가 되면,
엄마는 갑자기 자신은 사과 파이를 싫어하니까
너희들이 먹으라고 하셨죠.

이것이 내가 너무 오랫동안 갚지 않은
차용증서의 내용이다.

게다가 여기 적은 것들은 그 일부분에 불과하다.
어머니는 너무도 적은 보수로
이 모든 봉사를 하셨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많은 것들을 희생함으로써
어머니는 그렇게 하실 수 있었다.

내가 아무리 갚아도 차용증서에 적힌 것을
모두 보상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멋진 일은,
내가 키스 한번만 해드리면 엄마는
그 모든 빚을 면제해 주시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두 마디만 하면,

˝엄마, 사랑해요.˝
 
출처 : 일베르 코엥, 『나의 어머니에 관한 책

신고공유스크랩
1
청풍명월 글쓴이 2014.01.31. 14:53

자신에게 필요한 수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자식을 위해선 목숨까지 바칠수 있는 어머니

그 빚이야 말로 태산에 비하랴 어머니 사랑합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67310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79132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195954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196921 0
4613
normal
청풍명월 14.02.03.07:30 3209 0
4612
normal
청풍명월 14.02.02.06:45 3168 0
4611
normal
청풍명월 14.02.01.21:38 3164 0
4610
file
청풍명월 14.02.01.07:27 3268 0
4609
normal
청풍명월 14.01.31.17:22 3207 0
4608
normal
청풍명월 14.01.31.08:26 3142 0
4607
normal
청풍명월 14.01.30.15:23 3382 0
4606
normal
청풍명월 14.01.30.08:13 3508 0
4605
normal
청풍명월 14.01.29.21:04 3052 0
normal
청풍명월 14.01.29.13:01 3220 0
4603
normal
청풍명월 14.01.28.21:31 3171 0
4602
normal
청풍명월 14.01.28.17:52 3129 0
4601
normal
청풍명월 14.01.27.21:57 3318 0
4600
normal
청풍명월 14.01.27.10:50 3166 0
4599
normal
고등어 14.01.27.01:36 3185 0
4598
normal
청풍명월 14.01.26.02:55 3202 0
4597
normal
청풍명월 14.01.26.02:25 3183 0
4596
normal
청풍명월 14.01.25.07:54 3123 0
4595
normal
청풍명월 14.01.24.20:26 3254 0
4594
normal
청풍명월 14.01.24.07:09 318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