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곧 깨닫는다
선종사찰에 들어가다가 보면 일주문에
‘입차문래 막존지혜(入此門來 莫存智慧)라’는 글을 써 붙인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말라’,
즉 알음알이를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분별심, 망상을 피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망상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아는 것을 몽땅 버리고 철저히 비워야 하는 공부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쉬면 곧 깨닫는다’ 했습니다.
쉬면 바로 깨닫는다, 그래서 쉬고 쉬고 또 쉬고 쉬었어요.
쉬고 있다는 생각까지도 쉬라고 했습니다.
옛날에 무업대달(無業大達)이라는 선사는 젊은 스님들이
“스님, 법문 좀 해주십시오.” 하면
“야, 이놈들아 법문, 법문하지 말고 망상이나 피우지 마라”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즉 법문도 망상이라는 이야기인데
부처자리에서 보면 그것도 없어야 될 망상이라는 것입니다.
일체 망상이 다 사라진 그 상태가 진정한 법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상만 없어지면 바로 부처경계(佛境界)인 것입니다.
그 마음을 쉬게 하고 고요하게 하는 방법이 바로 수행입니다.
염불이나 참선이나 주력, 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는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극락까지는 못가시더라도 선정, 염불 삼매에는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아주 고요하고 맑아서 묘한 법력(法力)을 느끼는 정도는 꼭 체험하십시오.
무심경지에 들어가면 아주 무심한 일체 번뇌망상이 전혀 없는
아주 고요하고 고요한 그런 경지가 바로 부처님의 경지입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공부가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 하고 꼭 해야 되는 공부가 바로 이 공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잠깐해서는 어렵습니다.
늘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하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다보면 참으로 될 날이 있습니다.
불교에 대한 학문적인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수행은 꼭 해야 합니다.
팔만사천법문도 수행에 비하면 안내서에 지나지 않습니다.
깨치려면 반드시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 속에서 극락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그 행복을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무여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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