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버렸어, 내가...


                   
                    詩 이기은 / 낭송 이재영




토라진 사랑의 무정한 눈길닮아
찬 바람 일으키며 휘적휘적 가는 세월
오늘은 많이도 외로웠을게다. 
내가 그를 버렸거든...
늘 한걸음 먼저 가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빨리가자 채근하는 그 모습이 얄미워서...



천천히 어깨 맞추며 걷다가
뒤 처지면 잠시 기다려주기도 하고
가끔은 흐느적이며 흐르는 여울을 닮아
제자리 맴돌며 게으름도 피우련만
매정한 눈길로 휘파람 소리나게 옷깃 스치며
삭정이 처럼 메마른 가슴
오늘은 내가 그 세월을 버렸어...



한 잔 술에 취한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