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졌다 다시 피어도

내 어머님 날 버렸듯
멀잖아 나도 내 아이를 버리겠고
그대의 어머니도 분명 그대를 버릴 것입니다

새 옷에 새 버선 신겨 드렸더니
두 번 다시 안볼 양인지
그림자 일점 남기지 않고 호적까지 파가시더이다
그대의 어머니도 그렇게 가시리다

우뢰가 쳐서 하늘 휘장이 찢어진 날 종종 있고
달빛 하밝아 눈감고도 찾을 길을
계신나라 국법이 그리 지엄한 건지
꿈결에도 한번 찾지 않더이다

버려지고 버려야 하는 것이 생의 비의라지만
샛강에 선 듯 자꾸만 몸이 기우는 어버이날
옥수숫대 댓 마디만한 당신이
온 우주를 떠받치는 버팀기둥이었던 것을

그대여,
세상일 다 버리고 지금 바로 달려가시라
둥 둥둥 어화둥  업어 드리시라
내 어머님 날 버렸듯
그분이 그대를 버리기 전에

詩/박해옥

♪ 꽃 졌다 다시 피어도 - 시 박해옥, 낭송 이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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