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바람 바람 바람

동행 2468

0
시인이름 시현

 

바람,바람,바람

 

 

시현

 

 

 

바람이 불어왔더이다.

 

저 깊은 바다속을 열심히 돌아가는 소금맷돌에

 

몰래 감춰두었던 그 곳에서

 

바람이 불어왔더이다

 

나는 그렇게 바람이었더이다.

 

샛바람, 또는 마파람이었다가

 

갈바람이었다가 그리고 갈바람이었다가

 

그렇게 그렇게 나는 바람이었더이다,

 

하늬, 높새 어쩌면 샛바람이었다가

 

그러다가 그러다가 멈출 수 없어

 

철이른 어느 해 봄날,

 

꽃바람 스멀스멀 뿌옇게 황토비 뿌리고

 

젖은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이렇게 썼지요.

 

바람,

 

그리움이다.

 

기다림이다.

 

젊은 날 텃밭에 가꾸던 기억들로

 

아름답던 유년의 골목길 끝자락에서

 

비척이며 비틀거리며 흔들리다가

 

그림자 기다랗게 드리우던 동구밖-

 

해묵은 감나무 가지 끝- 말없이 서서

 

나는 오늘도 말라버린 까치밥으로 빛 바래어 갈까나.

 

기다람의 목마름, 달달한 시간의 수액을 뽑아 올리면

 

나는 오늘도 멈출 수 없는 그리움 되어

 

꽃 시새워할꺼나 왜바람 되어볼꺼나!

 

1812년 시베리아에 부는 바람도

 

어느 망자를 위한 진혼곡도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더니

 

이마끝 스치고갈 흔들바람으로

 

날마다 날마다 나는새롭게

 

또, 새롭게 새롭게 태어날꺼나?

 

태양은 언제나 석양에 빗겨 걸렸더이다.

 

(2016.3.14)

 

 

 

 

공유
댓글 쓰기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82367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9212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6400 +73
31 이순옥
normal
바람과해 23.05.18.11:28 1633 0
30 김태인
normal
수혜안나 22.05.11.03:12 1664 0
29 신호균
normal
바람과해 19.05.26.11:00 2731 0
28 김명환
normal
바람과해 19.03.31.12:48 3060 0
27 장근수
normal
바람과해 17.05.13.16:33 3262 0
26 오광진
normal
바람과해 17.04.27.12:29 3668 0
25 정석희
normal
바람과해 17.04.17.10:29 2906 0
24 이순옥
normal
바람과해 17.03.27.11:27 3282 0
23 시현
normal
동행 16.04.07.20:07 2160 0
22 이영숙
normal
바람과해 16.03.16.10:33 2439 0
시현
normal
동행 16.03.15.00:30 2468 0
20 손연희
normal
바람과해 14.05.03.10:10 2420 0
19 김선자
normal
바람과해 14.04.26.15:48 2787 0
18 최지은
normal
연지향 14.04.10.15:42 3088 0
17 이영숙
normal
바람과해 14.03.24.10:30 2946 0
16 이달형
normal
바람과해 13.04.16.07:15 3125 0
15 이영국
normal
1
바람과해 13.04.13.12:09 3088 0
14 이달형
normal
바람과해 12.06.14.11:41 2872 0
13 안명희
normal
바람과해 12.05.31.12:28 3087 0
12 신군선
normal
바람과해 12.05.30.11:14 294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