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어머님 저기 가신다

동행 2255

0
시인이름 시현

어머님 저기 가신다

 

 

유리벽 건너편에 꽃잎이 떨어졌다.

 

꽃 향기에 취해서 비틀거릴거나?

나비되어 훠얼훨 날아갈거나?

분단장 연지곤지 찍고 시집 가시는

어머님 볼우물에 내 그림자 어리어

강물 소리없이 흐른다. 

 

기억의 뒷편에 아버지도 이슬에 졎는다.

 

누군가 위해 눈감을 수 밖에

저 곳과 이 곳 구부러진 등위로

빛바랜 기억들 낯설어 서성대는 곳

 

비오는 아침 어머님은 그 곳에 계셨다.

함께 있다는 것 말고 발가벗은 몸뚱이

거꾸로 누운채 반야심경이나 읊었을성 싶은

흘러가는 물소리에서 고향 흙냄새가 난다.

기억의 강물 속에서 상두군 워낭소리 들린다.

남겨지고 떠나며 처절한 소리 돌아가는 길

슬퍼 울 수 없는 아침 비가 내린다.

쉴 수 없어 넘었던 고갯길에 숨가쁜 바람 흘러간다,

 

꽃으로 피어 허옇게 빛바래어 간들

꽃으로 남아 까만 한 줌의 재가 되고자 한들

이 곳과 저 곳에서 서로의 이름으로 불릴 뿐이지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사진틀 속으로 부는 바람에

비를 맞고 흔들리고 비틀리고 서있다,

밤바다에 자맥질하는 심해어 허연 비늘 퍼득여

밤하늘로 부는 바람에 鳶이 되었다,

 

어머님 저기 가신다,

하얀 찔레꽃이 핀다,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긴 봄날 오월의 따가운 볕에 그을리고

하얀 달빛에 갿히고 있을 뿐,

2016,5,21

공유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7189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4127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1214 +73
86 황은경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23.05.28.15:35 1274 0
85 김종욱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23.05.02.10:13 970 0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6.04.21:00 2255 0
83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5.17.05:59 2011 0
82 조혜식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6.04.29.11:17 2481 0
81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4.04.15:04 2144 0
80 양종영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8.03.16:50 3089 0
79 정호승 애닮음
normal
루디아 14.06.17.22:08 3225 0
78 안광수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5.04.16:45 2650 0
77 홍연희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23.12:22 2568 0
76 김종욱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13.16:43 2639 0
75 양종영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01.12:20 3188 0
74 최지은 애닮음
normal
연지향 14.03.27.16:42 3277 0
73 김경주 애닮음
normal
시몬 13.10.03.08:57 2764 0
72 김지란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24.11:09 2901 0
71 이장욱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9.07:29 2514 0
70 김재두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06.11:23 2323 0
69 문정희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2.10:13 2913 0
68 김지원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6.12.10:44 2896 0
67 최해필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1.14.15:41 322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