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어머님 저기 가신다

동행 2973

0
시인이름 시현

어머님 저기 가신다

 

 

유리벽 건너편에 꽃잎이 떨어졌다.

 

꽃 향기에 취해서 비틀거릴거나?

나비되어 훠얼훨 날아갈거나?

분단장 연지곤지 찍고 시집 가시는

어머님 볼우물에 내 그림자 어리어

강물 소리없이 흐른다. 

 

기억의 뒷편에 아버지도 이슬에 졎는다.

 

누군가 위해 눈감을 수 밖에

저 곳과 이 곳 구부러진 등위로

빛바랜 기억들 낯설어 서성대는 곳

 

비오는 아침 어머님은 그 곳에 계셨다.

함께 있다는 것 말고 발가벗은 몸뚱이

거꾸로 누운채 반야심경이나 읊었을성 싶은

흘러가는 물소리에서 고향 흙냄새가 난다.

기억의 강물 속에서 상두군 워낭소리 들린다.

남겨지고 떠나며 처절한 소리 돌아가는 길

슬퍼 울 수 없는 아침 비가 내린다.

쉴 수 없어 넘었던 고갯길에 숨가쁜 바람 흘러간다,

 

꽃으로 피어 허옇게 빛바래어 간들

꽃으로 남아 까만 한 줌의 재가 되고자 한들

이 곳과 저 곳에서 서로의 이름으로 불릴 뿐이지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사진틀 속으로 부는 바람에

비를 맞고 흔들리고 비틀리고 서있다,

밤바다에 자맥질하는 심해어 허연 비늘 퍼득여

밤하늘로 부는 바람에 鳶이 되었다,

 

어머님 저기 가신다,

하얀 찔레꽃이 핀다,

아직 돌아갈 곳 없는 우리는

긴 봄날 오월의 따가운 볕에 그을리고

하얀 달빛에 갿히고 있을 뿐,

2016,5,21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103460 0
38 황은경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23.05.28.15:35 2107 0
37 김종욱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23.05.02.10:13 1731 0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6.04.21:00 2973 0
35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5.17.05:59 2746 0
34 조혜식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6.04.29.11:17 3253 0
33 시현 애닮음
normal
동행 16.04.04.15:04 2891 0
32 양종영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8.03.16:50 3550 0
31 정호승 애닮음
normal
루디아 14.06.17.22:08 3723 0
30 안광수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5.04.16:45 3131 0
29 홍연희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23.12:22 3092 0
28 김종욱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13.16:43 3119 0
27 양종영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01.12:20 3647 0
26 최지은 애닮음
normal
연지향 14.03.27.16:42 3784 0
25 김경주 애닮음
normal
시몬 13.10.03.08:57 3293 0
24 김지란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24.11:09 3346 0
23 이장욱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9.07:29 3048 0
22 김재두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06.11:23 2781 0
21 문정희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2.10:13 3382 0
20 김지원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6.12.10:44 3326 0
19 최해필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1.14.15:41 376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