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고독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오작교 1678

0
도종환

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했고 곁에 있었습니다


저녁노을의 그 끝으로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그림자 곁에 서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바람 같은 것임을
저는 생각합니다


웃옷을 벗어
어깨 위에 걸치듯
견딜 수 없는 무거움을 벗어
바람 속에 걸치고

어두워오는 들 끝을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저는 끝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을 잃은 그대여
당신 곁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 당신 곁에 없어도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별빛 하나쯤은
늘 사랑하는 이의 머리 위에 떠있듯
늦게까지 저도 당신의 어디쯤엔가 떠 있습니다


더 늦게까지
당신을 사랑하면서
비로소 나도 당신으로 인해
깊어져감을 느낍니다


모든 이들이 떠난 뒤에도
저는 당신을 조용히 사랑합니다
가장 늦게까지 곁에 있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8774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5466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2771 +73
6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56 1484 +4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48 1678 +3
4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46 1679 +1
3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43 1416 +1
2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41 1394 +1
1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6:35 203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