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고독

9월이 오면

오작교 1397

0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8237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4917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2208 +73
26 고독
normal
동행 08.05.27.07:14 1613 +8
25 고독
normal
귀비 08.05.26.18:28 1843 +3
24 고독
normal
동행 08.05.23.00:17 1374 +5
23 고독
normal
동행 08.05.22.00:04 1526 +17
22 고독
normal
동행 08.05.19.10:00 1323 +2
21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20:38 2431 +2
20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20:14 1570 0
19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59 1877 +2
18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45 2019 +3
17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42 1514 +4
16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40 1499 +5
15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38 1783 0
14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9:29 1397 +1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11 1397 +2
12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10 2429 +1
11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09 1648 +1
10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08 2300 +2
9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07 1713 0
8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01 1749 +2
7 고독
normal
오작교 08.05.18.17:00 151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