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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첫날밤

동행 1587

5
오상순

첫날밤             

 

/오상순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져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다 속에서

어족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야!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생모 현빈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孕胎)고

침침히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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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작교 2008.05.21. 21:46
문학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대하였던 분이
공초 오상순이었습니다.
미치도록 좋아했던 '첫날 밤'의 시를
오늘 만나게 되네요.

왜 이렇게 잊고 사는 것들이 많은 것인지요.
동행 글쓴이 2008.05.21. 22:30
오작교님,
우리 안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던
먼지가 수북히 쌓였던 것들을
끄집어 내보고 싶어
시간이 주어지는 대로
올릴 생각인데
뜻과 맞아질지 모르겠습니다.
오작교 2008.05.22. 09:31
오늘은 또 청마와 정지용 시인을 만납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하던 시인들이지요.

오래되어서,
잊고 지내던 이름들을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이 넘칩니다.
당연하게 제 뜻에 넘치는 것들이지요.
동행 글쓴이 2008.05.22. 14:38
오작교님,
당분간 작고한 시인들의 글을
대하고자 올린 것 입니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글들이지만
새롭게 시인들의 작품세계를
더듬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해서요.
동행 글쓴이 2008.05.22. 14:44
첫날밤은 설레임이지요
새로 열리는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내딛는 인생의 항로
밤은 깊어가도
새벽은 잉태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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