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성묘(省墓)

동행 1837

0
고은 

성묘(省墓)


/고은


아버지, 아직 남북 통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 시대 소금 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붉은 물빛을 보셨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남북의 마을을 다니시면서


하얀 소금을 한 되씩 팔았습니다.


때로는 서도(潟)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 피는 남쪽에서는 남쪽이라


밀양 아리랑도 흥얼거리셨지요.


한마디로, 세월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 물인지라


젊은 아버지의 추억은


이 땅에 남지도 않고


아버지는 하얀 소금이 떨어져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남북 통일이 되면


또다시 이 땅에 태어나서


남북을 떠도는 청청한 소금 장수가 되십시오.


“소금이여”, “소금이여”


그 소리, 멀어져 가는 그 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91630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88426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95663 +73
애닮음
normal
동행 08.06.01.00:13 1837 +2
168 애닮음
normal
Jango 08.05.31.10:23 1557 +10
167 기타
normal
동행 08.05.31.00:20 2088 +3
166 고독
normal
동행 08.05.31.00:16 2645 +1
165 기타
normal
동행 08.05.31.00:06 1600 +3
164 희망
normal
귀비 08.05.30.17:27 1547 +1
163 애닮음
normal
귀비 08.05.30.17:07 1687 +1
162 사랑
normal
귀비 08.05.30.15:13 1790 +1
161 기타
normal
귀비 08.05.30.11:41 2521 +2
160 사랑
normal
동행 08.05.30.00:33 1771 +1
159 기타
normal
동행 08.05.30.00:23 2090 +4
158 애닮음
normal
동행 08.05.30.00:22 1460 +2
157 기타
normal
동행 08.05.30.00:20 2063 +4
156 애닮음
normal
귀비 08.05.29.13:28 2127 +1
155 희망
normal
동행 08.05.29.07:43 1767 +1
154 기타
normal
동행 08.05.29.07:17 1532 +3
153 기타
normal
동행 08.05.29.07:02 1699 +1
152 애닮음
normal
귀비 08.05.28.17:55 1995 +4
151 고독
normal
동행 08.05.28.08:12 1470 +3
150 희망
normal
동행 08.05.28.00:32 170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