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성묘(省墓)

동행 1734

0
고은 

성묘(省墓)


/고은


아버지, 아직 남북 통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제 시대 소금 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을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록강의 붉은 물빛을 보셨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모든 남북의 마을을 다니시면서


하얀 소금을 한 되씩 팔았습니다.


때로는 서도(潟) 노래도 흥얼거리고


꽃 피는 남쪽에서는 남쪽이라


밀양 아리랑도 흥얼거리셨지요.


한마디로, 세월은 흘러서


멈추지 않는 물인지라


젊은 아버지의 추억은


이 땅에 남지도 않고


아버지는 하얀 소금이 떨어져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남북 통일이 되면


또다시 이 땅에 태어나서


남북을 떠도는 청청한 소금 장수가 되십시오.


“소금이여”, “소금이여”


그 소리, 멀어져 가는 그 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9419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6180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3444 +73
26 애닮음
normal
귀비 08.06.16.18:11 1564 +4
25 애닮음
normal
동행 08.06.03.00:07 2231 +3
24 애닮음
normal
동행 08.06.01.00:25 1438 +3
애닮음
normal
동행 08.06.01.00:13 1734 +2
22 애닮음
normal
Jango 08.05.31.10:23 1454 +10
21 애닮음
normal
귀비 08.05.30.17:07 1580 +1
20 애닮음
normal
동행 08.05.30.00:22 1355 +2
19 애닮음
normal
귀비 08.05.29.13:28 2026 +1
18 애닮음
normal
귀비 08.05.28.17:55 1880 +4
17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6.01:45 1342 +5
16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4.00:11 1913 +3
15 애닮음
normal
귀비 08.05.22.09:50 2387 +5
14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2.00:06 1785 +6
13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1.00:29 1708 +12
12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1.00:24 1935 +7
11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0.00:33 2245 +3
10 애닮음
normal
동행 08.05.20.00:32 2276 +17
9 애닮음
normal
동행 08.05.19.09:50 1481 +8
8 애닮음
normal
오작교 08.05.18.21:15 2127 +4
7 애닮음
normal
오작교 08.05.18.21:00 189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