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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이면

동행 1854

2
김 선 현 

     가을이면 


      /김 선 현


     가을이면

     나는 어쩐지 음악 공부만 하고  싶다.


     들길로 나가서

     그림 그리던 것도 함께 책은  덮어두고

     고함을 질러 노래만 부르고 싶다.


     가을이면

     나는 어쩐지 편지가 자꾸 쓰고  싶어

     오빠며 언니랑, 아무데도 안  갔는데

     코스모스 옆에 앉아서 침을 자꾸  발라

     노우트에다가 오빠에게 편지를  쓴다.

     오빠의 소식을 몰라서 나는  외롭다고….


     밤에 여치가 날아오면

     그렇게 부드럽고 순한

     푸른 풀잎 같은 것이

     밤바람에 불려 오면


     초롱불 밑에서 시를 짓던 나는

     어느 새 잠이 들고 있다.


     가을이면

     우리집 뜨락에

     차차 붉은 고추가 가득 차고

     수수는 익은 것을 골라

     집 뒤 우물이 말라서 가져와 버린

     바가지에 담아

     볕밭에 내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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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임 2008.06.05. 05:26
가을문턱에
앉아있는것 같아요

동행님 시인님 이신가요?
동행 글쓴이 2008.06.05. 08:54
명임님,
수척하고 파리한
제비가 한마리
담장에 앉아 있다.

고갯마루 넘는 노루가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은
잃어버린 고향을
더듬는 것인가

아침마다 방을 쓸어내도
나오는 것은 내 사랑
먼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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