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여름

장마철에 읽는 시

귀비 2117

3
김재진

 

        국수 먹는 저녁

  

   소리 듣기 위해 문 열어 놓는다.

   이파리 위로 듣는 비는

   맨발이 부끄럽지 않던 날의

   푸르른 기억 같다.

 

   속옷까지 다 저어도 젖은 것 없던

   내리는 빗줄기는 서늘하고 따뜻했지.

   남루 또한 훈장 같아 반짝거릴 수 있던 시절

   문 열어 놓고 국수  먹던 저녁은

  

   후루룩거리는 소리가

 

    소리인지, 국수 들어가는 소리인지,

   모여 앉은 식구들의

   코 훌쩍이는 소리였던지,

 

   그떄 아버지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소리 듣기 위해 문 열어놓고

   맨발이 시려 덧버선을 찾는데

   국수 속에 섞인 머리카락처럼 아버지

 

   어디로 가신 건지 알 수가 없다.


공유
3
귀비 글쓴이 2008.07.22. 14:11
모기 쫏도록 거뿌지기에 불 피워 놓고..
국수먹던 어린시절 생각이..
문득.. 하늘을 쳐다보면 산들거리는 바람사이로 수없이 많은 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던 추억..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때.. 그 맑디 맑은 순수한 본래 마음만큼은, 다시 찾아 가고 싶습니다
Ador 2008.07.23. 10:00
장마에 먹는 국수,
콩국수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시심이 그려내는 그림.....
마치 국수 상을 받아 앉은 기분입니다.

그나마, 이제는 마음대로 사와서 먹을 수있지만
예전의 곤궁한 시절.....

별미처럼 먹는데 팔린 정신이
아버지 어머니의 국수그릇에서 넘어오는 걸 기억이나 되었을까.....

맛나게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수나 있을까.....

감상 잘하였습니다 귀비님~~
귀비 글쓴이 2008.07.23. 18:03
Ador님!

시심..
헤아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8864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5563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2861 +73
15 임유택 여름
normal
바람과해 23.07.06.15:55 1498 0
14 강충구 여름
normal
바람과해 23.06.29.16:13 1363 0
13 오광진 여름
normal
바람과해 17.06.05.11:35 3134 0
12 김청숙 여름
normal
바람과해 17.05.28.17:07 3186 0
11 정석희 여름
normal
바람과해 16.08.17.10:48 2885 0
10 장근수 여름
normal
바람과해 16.07.08.11:46 2641 0
9 장광웅 여름
normal
바람과해 16.06.08.12:33 2682 0
8 헵벨 여름
normal
시몬 13.08.22.08:46 2587 0
7 서영처 여름
normal
시몬 13.08.08.20:36 3020 0
6 시현 여름
normal
동행 13.07.21.09:23 2501 0
5 김려원(侶沅) 여름
normal
데보라 12.07.27.03:40 3055 0
4 전 순연 여름
normal
들꽃향기 10.06.12.20:21 3798 0
여름
normal
귀비 08.07.22.11:36 2117 +13
2 여름
normal
귀비 08.07.10.11:17 1951 +10
1 여름
normal
동행 08.05.20.00:30 160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