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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철에 읽는 시

귀비 2105

3
김재진

 

        국수 먹는 저녁

  

   소리 듣기 위해 문 열어 놓는다.

   이파리 위로 듣는 비는

   맨발이 부끄럽지 않던 날의

   푸르른 기억 같다.

 

   속옷까지 다 저어도 젖은 것 없던

   내리는 빗줄기는 서늘하고 따뜻했지.

   남루 또한 훈장 같아 반짝거릴 수 있던 시절

   문 열어 놓고 국수  먹던 저녁은

  

   후루룩거리는 소리가

 

    소리인지, 국수 들어가는 소리인지,

   모여 앉은 식구들의

   코 훌쩍이는 소리였던지,

 

   그떄 아버지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소리 듣기 위해 문 열어놓고

   맨발이 시려 덧버선을 찾는데

   국수 속에 섞인 머리카락처럼 아버지

 

   어디로 가신 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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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귀비 글쓴이 2008.07.22. 14:11
모기 쫏도록 거뿌지기에 불 피워 놓고..
국수먹던 어린시절 생각이..
문득.. 하늘을 쳐다보면 산들거리는 바람사이로 수없이 많은 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던 추억..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때.. 그 맑디 맑은 순수한 본래 마음만큼은, 다시 찾아 가고 싶습니다
Ador 2008.07.23. 10:00
장마에 먹는 국수,
콩국수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시심이 그려내는 그림.....
마치 국수 상을 받아 앉은 기분입니다.

그나마, 이제는 마음대로 사와서 먹을 수있지만
예전의 곤궁한 시절.....

별미처럼 먹는데 팔린 정신이
아버지 어머니의 국수그릇에서 넘어오는 걸 기억이나 되었을까.....

맛나게 먹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수나 있을까.....

감상 잘하였습니다 귀비님~~
귀비 글쓴이 2008.07.23. 18:03
Ador님!

시심..
헤아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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