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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보았습니다

귀비 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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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 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민적 없는 자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 하고

능욕하려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려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항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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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비 글쓴이 2008.08.12. 17:29
흩어짐과 모임을 반복하는 구름은.. 번뇌인 양 맑은 하늘에 흩어져 있습니다..
숨가쁘 듯 끈적한 공기 , 따가운 햇살은,, 어제까지의 흐르고 우울한 날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변화가 심한 날씨와도 같은 삶..항상됨이 없이 늘~~무상한 일체 상 속에서...
그래도 '나' 는 ..쓸 데 없이 일어나는 생각들을 하나 둘 증발시키려 애씁니다... 오늘 ..오늘은,
오늘일 뿐 ... 화(化)하려는 찰나에 '나' 도..그런 당신을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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